삼전·하이닉스 주주환원, 美 경쟁사의 절반?…“단순 비교의 착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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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챗GPT)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잉여현금흐름(FCF)의 50% 이상을 주주환원에 활용하기로 한 가운데, 샌디스크와 마이크론이 ‘초과현금의 100%’를 주주에게 돌려주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의 환원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업계와 금융권에서는 두 정책의 기준이 되는 FCF와 초과현금(excess cash)의 개념 자체가 달라 환원 비율만 놓고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오히려 FCF를 기준으로 한 국내 기업의 정책이 환원 규모와 시기를 예측하기 쉽고 실행 기준도 상대적으로 명확하다는 평가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FCF는 일반적으로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에서 설비투자(CAPEX) 등을 제외하고 남은 현금을 뜻한다. 재무제표에 FCF라는 별도 항목이 표시되는 것은 아니지만 현금흐름표 등을 토대로 산출할 수 있어 비교적 객관적인 계산이 가능하다.

반면 초과현금은 기업이 보유한 현금에서 투자와 영업, 재무 안정성 유지 등에 필요한 자금을 제외하고 남은 현금을 의미한다. 문제는 무엇을 ‘필요한 현금’으로 볼지에 대한 표준화된 기준이 없다는 점이다. 기업의 투자계획이나 재무전략 등에 따라 경영진이 판단할 여지가 상대적으로 크다.

따라서 ‘FCF의 50%’가 ‘초과현금의 100%’보다 주주에게 돌아가는 돈이 적다고 단정할 수 없다. 50%와 100%라는 숫자보다 무엇을 기준으로 산정한 비율인지를 함께 봐야 한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2024~2026년 3년간 누적 FCF의 5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정책을 제시했다. SK하이닉스 역시 2025~2027년 누적 FCF의 50% 이상을 주주환원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일정 기간과 환원 비율을 명시한 만큼 향후 실적과 투자 규모 등을 토대로 주주환원 여력을 가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샌디스크는 최근 인베스터 데이에서 사업에 투자하고 남은 ‘초과현금의 100%’를 주주환원에 활용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마이크론 역시 최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장기적으로 초과현금의 100%를 주주에게 돌려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두 회사 모두 초과현금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산정할지, 어느 시점에 어떤 방식으로 환원할지에 대해서는 세부 기준을 제시하지 않았다. 100%라는 높은 비율에도 실제 환원액을 사전에 가늠하기 어려운 이유다.

결국 반도체 기업의 주주환원 수준을 비교할 때는 ‘50% 대 100%’라는 명목상 비율만 볼 것이 아니라 환원의 기준이 되는 현금의 정의와 실제 현금창출력, 투자 규모, 정책의 지속성과 실행 여부를 함께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향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현금창출력이 확대될 경우 명목상 환원 비율이 낮더라도 실제 주주에게 돌아가는 금액은 해외 경쟁사를 웃돌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주환원 정책은 단순히 몇 퍼센트를 돌려준다는 숫자로 평가하기 어렵다”며 “어떤 현금을 기준으로 하는지와 실제 얼마를 지속적으로 환원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평가 기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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