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안 한다” 선 그은 카카오X…6.4조로 ‘제2 카뱅ㆍ두나무’ 찾는다 [쪼개진 카카오, ‘두 엔진’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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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핀·콘텐츠·모빌리티 핵심 계열사 품어
자산 유동화·자회사 투자재원 총 6.4조 확보
가상자산·피지컬 AI·글로벌 팬덤 신사업 검토
2030년 주요 사업 매출 10조원 이상 목표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에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카카오X가 6조4000억원의 투자 여력을 앞세워 ‘제2의 카카오뱅크’ 발굴에 나선다. 주요 계열사를 거느리지만 지주회사에는 선을 긋고 가상자산과 피지컬 AI 등 신사업에 투자하는 ‘미래가치 투자회사’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23일 카카오에 따르면 인적분할 이후 존속법인인 카카오X에는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카카오페이증권 등 테크핀 사업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SM엔터테인먼트·카카오픽코마 등 콘텐츠 사업, 카카오모빌리티 등이 배치된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와 카카오벤처스도 카카오X에 속한다. 대표에는 김도영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대표 겸 카카오 CA협의체 그룹투자전략실장이 내정됐다.

외형만 놓고 보면 주요 계열사를 거느리는 지주회사와 비슷하지만 카카오는 이에 선을 그었다. 김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카카오X를 지주회사로 전환할 계획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계열사 관리에 집중했던 기존 카카오와 달리 투자와 신사업 발굴을 통해 자체적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회사로 만들겠다는 의미다.

실탄은 충분하다. 카카오X는 보유 자산 유동화를 통해 마련한 약 2조3000억원과 자회사가 보유한 약 4조1000억원 등 총 6조4000억원 규모의 투자 재원을 활용할 계획이다. 기존 핵심 사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동시에 새로운 기업을 발굴·육성하는 데 투입한다.

목표는 ‘제2의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카카오모빌리티’를 만드는 것이다. 그간 카카오는 금융과 모빌리티 등 기존 산업에 플랫폼을 접목해 새로운 사업을 키워 왔다.

카카오는 가상자산과 피지컬 AI, 글로벌 팬덤 영역을 우선 검토할 전망이다. 기존 계열사의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것뿐 아니라 유망 기업에 투자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역할까지 카카오X에 맡긴다.

핵심 사업 성장과 신규 투자 성과를 바탕으로 2030년까지 주요 사업 매출을 연평균 13.3%씩 성장시켜 10조원 이상의 매출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주주환원도 투자회사 성격에 맞춰 설계했다. 카카오X는 자회사에서 받는 배당금의 30%와 투자차익의 3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한다. 최근 두나무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차익을 활용해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하는 계획도 내놨다. 투자 성공이 주주가치 상승으로 직접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관건은 6조4000억원의 실탄을 실제 투자 성과로 연결할 수 있느냐다. 카카오X가 주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관리하는 데 머무르면 시장에서 투자회사 또는 지주회사에 적용되는 할인 요인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 반대로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처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성장기업을 추가로 만들어낸다면 이번 인적분할을 통한 기업가치 재평가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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