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초구, 주민의견 수렴 및 설명회 개최

정부가 발표한 '2026년 부동산 세제개편안'의 여파로 서울 강남권 아파트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세금 부담을 우려한 집주인들이 매도에 나선 반면 매수자들은 섣부른 거래를 피하는 분위기다. 이 가운데 강남권 자치구들은 주민들의 거센 반발과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집단 의견 수렴과 대규모 세무 설명회를 개최하며 총력 대응에 나섰다.
20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세제개편안이 발표된 3일부터 20일까지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아파트 매물은 일제히 증가했다. 강남구는 3일 9453건에서 20일 1만494건으로 11.0% 늘어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서초구는 7630건에서 8388건으로 9.9%, 송파구는 5099건에서 5622건으로 10.2% 증가했다.
이번 개편안의 핵심은 시세 약 32억원(공시가격 22억원) 이상의 고가 주택을 겨냥한 '핀셋 과세'와 실거주 중심의 세제 개편이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이 60%에서 70%로 인상되고 과표 구간별 세율이 오르면서 고가 주택의 보유세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84㎡의 경우 내년 공시가격이 올해 상승률의 절반 수준인 12.9% 오른다고 가정하면 실거주 1주택자의 보유세는 올해 약 1810만원에서 약 2764만원으로 52.7% 증가한다. 같은 조건에서 주택을 보유하고도 직접 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의 보유세는 약 3318만원으로 실거주자보다 554만원 많아진다. 정부가 실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14억원으로 상향하는 반면 비거주 1주택자는 9억원으로 유지하면서 실거주 여부에 따라 세 부담에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현장에서는 세금 부담을 견디지 못한 집주인들이 호가를 낮춘 매물을 내놓고 있다. 압구정동 현대 1·2차 전용면적 131㎡가 최고가 대비 10억원 낮게 등록되는 등 급매물이 가시화되고 있다.
그러나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세제개편안이 발표된 3일부터 20일까지의 실제 매매 건수는 강남구가 10건, 서초구가 10건, 송파구가 16건에 불과해 실거래로 이어지지는 않는 분위기다. 매수자들은 추가 가격 하락을 기대하며 관망세를 고수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셋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강남구(-0.05%)와 서초구(-0.09%) 아파트값은 2주 연속 하락세로 돌아섰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고령자나 소득이 끊겨 늘어난 2000만~3000만원 수준의 보유세 부담을 감당하기 버거운 집주인들을 중심으로 매물이 나오기 시작할 것"이라면서도 "매물이 늘어나는 것과 실제 주택 가격이 하락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예를 들어 현금이 10억원 있는 사람이 절세를 위해 급하게 물건을 내놓더라도, 이를 받아내는 매수자는 현금이 100억 원 이상 있는 자산가들"이라며 "파는 사람의 세금 부담이 사는 사람에게는 큰 걸림돌이 되지 않기 때문에 집값 전반의 하락세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시장 혼란이 가중되자 자치구들도 자구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강남구는 세제개편안 발표 직후인 12일부터 18일까지 구민 의견을 접수해 총 1208건을 모았다.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 및 세부담상한 조정 요구부터 재건축·재개발·해외파견·육아 등 불가피한 비거주 기간을 실제 거주기간으로 인정해 달라는 민원이 빗발쳤다.
이에 강남구는 △장기거주자 양도세 공제 한도(10억 원) 폐지 또는 상향 △기존 장기보유 기간 인정 및 충분한 경과 기간 부여 △불가피한 비거주 기간 확대 인정 △고령·장기 1주택자 종부세 납부유예 요건 완화 △부부 공동명의와 단독명의 1주택자 간 세 부담 격차 축소 △보유세·양도세 연계 단계적 개편 등 6대 정책 건의안을 19일 재정경제부에 제출했다.
서초구도 19일까지 주민 의견을 추가로 취합해 정부에 전달하는 한편 구민들의 세무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릴레이 세무설명회를 개최한다. 서초구는 25일 서초문화예술회관을 시작으로 세 차례에 걸쳐 종부세·양도세 개편 내용과 사례별 절세 대응 전략을 안내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