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 11월 신종증권시장·내년 2월 토큰증권 시행
국내는 발행 초기 판단 중심…시기별 재판단 과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가상자산 프로젝트의 진행 단계에 따라 투자계약 관계와 증권법 적용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시간축’을 규칙에 반영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국내에서도 토큰증권 제도 시행과 신종증권시장 개설을 앞두고 발행·유통 체계 정비가 진행되는 가운데 프로젝트 생애주기에 따른 증권성 판단 기준을 더욱 세밀하게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EC는 18일(현지시간) 토큰 발행과 자금조달에 대한 등록면제와 투자계약 종료 관련 세이프하버(안전지대)를 담은 규칙안을 제안했다. 일정 수준의 공시를 전제로 소규모 프로젝트는 4년간 최대 500만달러, 그 외 발행은 연간 최대 7500만달러까지 증권 등록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번 제안은 자금조달 문턱을 낮추는 데 그치지 않는다. SEC는 3월 비증권 가상자산이라도 발행자의 약속과 핵심 경영 활동에 대한 투자자의 기대가 결합하면 투자계약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해석했다. 발행자가 약속한 기능 구현이나 개발 마일스톤을 완료하거나 프로젝트를 중단해 투자자가 더 이상 발행자의 노력에 기대 수익을 예상하지 않게 되면 해당 가상자산이 투자계약에서 분리될 수 있다는 ‘분리(Separation)’ 법리도 공식화했다.
이번 규칙안은 당시 해석에 머물렀던 투자계약의 성립과 종료 개념을 세이프하버 등 실제 규율로 구체화하는 후속 조치다. 투자계약의 성립 여부를 판단하는 데서 더 나아가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 따라 투자계약 관계와 증권법 적용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시간축’을 제도에 반영하는 셈이다.
국내에서도 증권의 발행·유통 체계를 디지털 환경에 맞게 정비하는 작업이 진행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11월 투자계약증권과 비금전신탁수익증권을 거래하는 신종증권시장 개설을 준비 중이다. 이 시장에 상장되는 신종증권은 기존 전자증권 방식으로 발행·등록되며 분산원장을 활용한 토큰증권 방식과는 구분된다.
토큰증권 방식의 발행·관리는 내년 2월 4일 개정 전자증권법 시행과 함께 가능해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이에 맞춰 발행·유통·공시·결제 등 세부제도를 설계하고 있다. 토큰증권은 투자계약증권을 포함한 각종 증권에 적용할 수 있는 발행·관리 형식으로, 본질은 자본시장법상 증권이다.
다만 현재 진행되는 토큰증권·신종증권 관련 제도 정비는 증권으로 판단된 이후의 발행·유통 체계를 정교화하는 데 무게가 실린다.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발행자의 역할이나 투자자의 수익 기대가 달라진 경우 증권성을 어떤 기준과 절차로 다시 판단할지는 상대적으로 덜 구체화한 영역이다.
법무법인 대륙아주는 SEC 해석지침을 분석하면서 국내에서는 그간 발행 초기를 기준으로 증권성 여부를 판단해왔고 시기별로 증권성 여부가 달라질 가능성에는 크게 중점을 두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프로젝트형 토큰과 수익연동형 디지털 권리 등의 경우 시기에 따라 증권성 판단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초기 공모단계의 공시·권유 규제와 후속 유통단계의 규율 역시 달라질 필요가 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