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美 제련소에 석포 시스템 쓴다?…영풍·MBK 서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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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과 사전 협의 없이 리셉션 이어 참석자에 서한
석포제련소 인력·운영체계 활용 거론…고려아연 “사업계획에 없는 내용”
영풍·MBK “최대주주로서 현지 이해관계자와 소통한 것”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의 미국 통합제련소 건설 사업인 ‘프로젝트 크루서블(Project Crucible)’과 관련해 미국 현지 관계자들에게 후속 서한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영풍 석포제련소의 운영 시스템과 인력을 미국 사업에 활용할 수 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영풍·MBK 측은 지난 7월9일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프로젝트 크루서블 관련 리셉션을 열었다. 당시 자신들을 고려아연의 ‘최대주주 그룹’으로 소개하고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행사는 사업을 직접 추진하는 고려아연과 사전 협의 없이 진행돼 양측 간 갈등을 빚었다.

이후 영풍·MBK 측은 리셉션 참석자들에게 이메일과 서한을 보내 석포제련소의 환경·운영관리 시스템을 미국 통합제련소 사업에 활용하는 방안과 미국 관계자들의 석포제련소 견학 가능성 등을 거론했다.

고려아연은 해당 내용이 회사와 협의된 적이 없으며 현재 프로젝트 사업계획에도 포함돼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프로젝트 크루서블의 기술과 공정, 인력 구성은 사업 주체인 고려아연이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는 설명이다.

두 제련소의 사업 구조에도 차이가 있다. 석포제련소는 아연 제련이 중심인 반면 온산제련소는 아연·연·동 공정을 연계해 금·은과 안티모니·인듐·비스무트 등 여러 유가금속을 함께 회수하는 통합제련 체계를 갖추고 있다. 프로젝트 크루서블 역시 온산의 통합제련 모델을 기반으로 미국에서 총 12종의 금속과 반도체용 황산 등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한 제련업계 관계자는 “석포와 온산 모두 아연을 생산하지만 실제 공정 구성과 원료 처리, 유가금속 회수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며 “미국 사업에 어떤 시스템과 인력을 적용할지는 구체적인 기술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양측의 갈등은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영풍·MBK 측은 앞서 고려아연이 미국 정부 측과의 합작법인 설립 등을 위해 추진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대해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들은 프로젝트 자체가 아니라 현 경영진의 우호지분 확대를 막기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해왔다.

고려아연은 지난 5일 영풍·MBK 측 관계자들을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및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영풍·MBK 측은 이에 대해 최대주주로서 미국 현지 이해관계자들과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소통한 정당한 활동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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