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한국, AI로 막대한 돈 벌어도 정작 국내에 남는 돈은 적어”

기사 듣기
00:00 / 00:00

“만성적 자본유출 지속”

▲AI와 반도체 (연합뉴스)

AI 반도체 호황으로 한국이 막대한 부를 창출하고 있지만, 기업과 개인의 해외투자와 수출대금의 역외 유보로 자본 유출이 지속되면서 ‘돈은 벌지만 국내에는 남지 않는’ 구조적 딜레마가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블룸버그 슐리 렌 칼럼니스트는 19일 ‘한국은 수십억 달러 벌어도, 정작 국내엔 남지 않는다(South Korea Makes Billions, and Takes Home Little)’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칼럼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세계 1·2위 메모리 반도체 업체를 보유한 한국은 AI가 이끄는 수출 호황의 한가운데에 있지만 부를 창출하는 것과 그 부를 국내에 머물게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라면서 “역대 정부를 괴롭혀온 만성적인 자본 유출 문제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영국의 경제분석업체 캐피털 이코노믹스가 한국 금융계정의 예금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수출대금의 상당 부분이 해외에 그대로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짚었다. 뿐만 아니라 “한국의 자금 해외 유출을 초래해온 주요 요인들도 여전히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우선 “개인 투자자들은 2020년 말 ‘밈 주식’ 열풍 당시 본격적으로 형성된 미국 주식 투자 선호를 바탕으로 나스닥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심지어 “국내에서는 지난달 코스피 폭락 이후 개인 투자자들이 코스피를 완전히 이탈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AI 열풍 이전부터 한국 증시가 좀처럼 제값을 받지 못하는 ‘가치 함정(Value Trap)’이라는 인식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조짐이 보인다”고 짚었다.

개인 투자자뿐 아니라 한국 기업들 역시 해외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칼럼은 “개인투자자들보다는 위험 선호 성향이 덜하지만 한국 기업들 역시 해외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SK그룹은 미국에 이미 약속한 350억 달러보다 훨씬, 더 많은 금액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으며, 삼성그룹 역시 현지 생산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백악관은 더 많은 투자를 압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칼럼은 “결국 한국은 일본과 중국 등 동북아시아 이웃 국가들과 비슷한 딜레마에 처해 있다”면서 “산업적 성공으로 창출한 막대한 부가 해외직접투자(FDI)나 해외 포트폴리오 투자를 통해 다시 해외로 흘러가면서, 국내 주식시장의 저변 확대나 자산가치 상승, 광범위한 국내 경기 호황으로 반드시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