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초고압 송전망 확충 시장 공략

국내 발전공기업들이 미국 내 발전소 건설에 나서고 있다면 모회사인 한국전력은 강점인 ‘송배전망 운영 노하우’를 앞세워 북미 전력망 현대화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단순한 전력기자재 수출을 넘어 전력망 설계·운영·제어 기술을 패키지로 수출하는 이른바 ‘K 그리드(Grid)’ 전략이다.
미국 전력시장은 노후 인프라로 송배전 손실률이 높고 정전이 잦아 전력망 현대화가 주요 과제로 꼽힌다. 반면 한전은 세계 최저 수준인 3%대의 송배전 손실률과 높은 주파수·전압 유지율을 바탕으로 전력망 운영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한전은 이러한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과거 메릴랜드주와 콜로라도주 등에서 마이크로그리드 구축 협력을 추진하며 현지 맞춤형 기술 협력의 기반을 마련한 바 있다.
최근에는 미국이 추진 중인 약 600억달러 규모의 765kV 초고압 송전망 확충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연간 300억달러(블룸버그NEF 기준)에 달하는 대규모 송전망 건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2024년 9월 미국 전력 분야 1위 엔지니어링 기업 번스앤맥도널과 협력합의서를 체결한 데 이어 올해 1월 765kV 기술 컨설팅 계약(MSA)을 맺었다. 현재 양사는 공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신규 발주 사업의 제안서 작성과 계약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한전은 단순 기술 자문을 넘어 직접적인 사업 참여도 모색하고 있다. 최근 미국 주요 유틸리티인 PSEG와도 별도의 기술협력 계약을 체결한 한전은 초기 협력을 통해 신뢰를 구축한 뒤 지분 투자나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등 사업 모델을 다각화할 방침이다.
한전의 행보는 국내 민간 기업의 동반 진출을 뒷받침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765kV 송전망 구축에는 변압기, 전선, 차단기, 철탑 등 다양한 전력기자재가 필요하다.
이에 한전은 HD현대일렉트릭, LS전선, 보성파워텍, 제룡산업 등과 ‘765kV 팀 코리아’를 구성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전력연구소(EPRI) 등 북미 전력업계 관계자 37명을 초청해 기술교육 워크숍을 열고 국내 제조사의 기술 역량을 알리는 등 ‘한국형 전력망 협력 모델’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전력망 사업자들에게 한전은 신뢰할 수 있는 그리드 레퍼런스”라며 “한전이 765kV 초고압 송전망뿐 아니라 차세대 배전망 관리시스템(ADMS)과 지능형 디지털 발전소(IDPP) 등 에너지 신기술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면 팀 코리아의 동반 진출 효과도 커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