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선박용 원자로 기술력 확보 속도
무탄소·장기운항 강점…차세대 고부가 선박 부상

정부가 선박용 소형모듈원자로(SMR)와 원자력 추진선 개발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차세대 친환경 선박 시장 선점에 나선다.
1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최근 발표한 ‘미래성장동력 7대 SEED 프로젝트’를 통해 2027∼2032년 선박용 용융염원자로(MSR) 개발에 8960억원, 혁신형 SMR 개발에 5906억원을 각각 투입한다.
정부는 발전용 중심이던 SMR 활용 분야를 산업단지와 해양, 국방 등으로 확대하는 한편 기술 개발과 함께 인허가 및 규제 체계도 정비할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을 비롯해 HD현대,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사들이 참여한다. 정부는 민관 공동출자 특수목적법인(SPC) 설립과 기술 중립·성능기반 규제체계 마련도 추진해 연구개발을 넘어 사업화 기반까지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원자력 추진선은 연료를 장기간 교체하지 않고 운항할 수 있으며 운항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거의 없어 차세대 친환경 선박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장거리 항해가 많은 대형 컨테이너선과 상선 분야에서 유력한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관련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세계 최대 해운사 가운데 하나인 머스크는 원자력 추진 컨테이너선의 기술성과 경제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조선업계도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HD현대는 1만5000TEU급 SMR 추진 컨테이너선 설계로 미국선급협회(ABS)의 기본인증(AIP)을 획득했으며 2030년까지 사업 모델 개발을 추진 중이다.
삼성중공업도 한국원자력연구원,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와 공동 개발한 MSR 적용 1만5000TEU급 컨테이너선 개념설계가 지난달 ABS의 AIP를 획득하는 등 상용화를 위한 기술 경쟁에 나서고 있다.
다만 상용화까지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선박 설계와 원자로 안전성 확보는 물론 핵연료 관리 체계 구축, 국제해사기구(IMO)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 기준 마련, 해외 항만 입항 규정 등 국제 규제체계가 뒷받침돼야 실제 시장 형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앞으로는 기술 개발뿐 아니라 국제 규제와 제도 마련을 선점하는 것이 시장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에 이어 원자력 추진선이 차세대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상용화 시기와 국제 규범 정립 속도에 따라 시장 확대 시점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