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적률 풀어도 공공기여 부담⋯정비사업 ‘선택형 해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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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 매입가·기여시설 갈등에 사업 지연
“사업성 따라 방식·수준 차등 적용해야”

▲성남 분당신도시. (사진제공=성남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해 용적률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가운데 지역별 사업성을 고려해 공공기여 방식을 차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공공기여를 일률적으로 줄이기보다 용적률과 연계해 조합이 사업 여건에 맞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1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행 정비사업은 용적률 상향에 따른 개발이익 일부를 임대주택이나 도로·공원·문화시설 등으로 환원하는 방식으로 공공성을 확보한다. 하지만 일반분양가격과 기존 용적률 등이 지역마다 달라 같은 기준을 적용하더라도 사업성에 미치는 영향은 다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지역별 사업성 차이를 고려해 용적률과 공공기여 수준을 보다 유연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분양가격이 지역마다 다르기 때문에 사업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차등을 두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며 “사업성이 낮은 곳은 용적률을 더 높여 사업성을 보완하고 그에 따라 공공기여를 확대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공임대가 늘어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 조합도 있을 수 있는 만큼 획일적인 기준을 적용하기보다 조합이 사업 여건에 맞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대주택의 공공 매입가격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 현장에서는 공공이 보전하는 비용과 실제 조성원가 간 격차가 커 일반분양 수익성이 낮은 지역일수록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다. 서울 구로구 가리봉1구역은 정비계획상 전체 2259가구 가운데 임대주택이 609가구로 약 27%를 차지한다. 조합 관계자는 재개발 의무임대와 용적률 상향에 따른 추가 임대주택을 공공이 전용면적 84㎡ 기준 1억5000만~2억원에 매입하는 반면 실제 조성원가는 약 8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용적률 인센티브를 확대하더라도 임대주택 공급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부담을 줄이려면 매입가격 등 보전 체계도 함께 손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공공기여 시설의 종류와 방식에 선택지를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사업장이나 지역 수요와 맞지 않는 시설을 일률적으로 요구할 경우 조합과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이 사업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서울 여의도 시범아파트에서는 공공기여 시설인 노인요양시설 설치를 두고 서울시와 주민 간 이견이 이어지면서 정비계획 확정이 1년 넘게 지연됐다. 주민들이 노인요양시설 설치를 수용하면서 정비계획이 확정됐지만 공공기여 시설을 둘러싼 갈등이 사업 일정에 영향을 미친 사례로 꼽힌다.

잠실주공5단지도 임대주택 배치를 놓고 서울시와 이견을 빚었다. 서울시가 소셜믹스를 위해 한강변 동에도 임대주택을 혼합 배치하도록 요구하면서 한강 조망이 가능한 일반분양 물량 감소에 따른 수익성 저하 우려가 제기됐다. 조합은 서울시 요구를 반영해 정비계획안을 다시 제출했다.

업계에서는 정비사업을 통한 주택 공급을 확대하려면 용적률 자체를 높이는 것뿐 아니라 공공기여 체계도 사업장별 여건에 맞게 정교화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사업성에 따른 용적률·공공기여 차등 적용 △조합의 공공기여 방식 선택권 확대 △임대주택 비용 보전 현실화 등을 함께 검토해야 용적률 인센티브가 실제 사업성 개선과 사업 속도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공공기여를 임대주택이나 특정 시설 등 현물 방식에만 한정하지 않고 개발이익을 환수해 다른 지역의 주택 공급에 활용하는 등 방식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지금은 정비사업의 속도를 높여야 하는 만큼 공공기여를 요구하더라도 조합원들의 반발이나 사업 여건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서울 핵심 지역 등은 일반분양을 늘려 수익을 확보하도록 하고 적정 수준의 개발이익을 환수해 정부가 활용할 수 있는 유휴부지나 신도시 등에 저렴한 주택을 공급하는 데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김 소장은 “정비사업은 조합 중심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하되 공공이 환수할 부분은 적정하게 환수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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