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도 ‘가업’?…병원협회, 정부에 상속공제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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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협 “지역·필수의료 지키려면 병원 승계 기반 마련 필요”

▲서울 시내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병원협회가 정부의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에 대해 병원을 가업상속공제 대상 업종에 포함해 줄 것을 공식 건의했다.

병원협회는 1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개정 법률안 의견서’를 재정경제부와 보건복지부, 국회에 제출했다.

정부가 지난 8월 4일 입법예고한 개정안은 가업상속공제 대상 업종을 한국표준산업분류 세세분류 기준으로 법률에 명시하고, 가업의 정의와 가업상속공제심사위원회를 신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개정안에서는 병원과 약국, 마트, 버스·택시 운송업, 주차장업, 창고업 등이 가업상속공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병원협회는 이번 개정안이 강조하는 ‘전문기술·경영상 노하우의 승계’에 가장 부합하는 업종이 병원이라고 주장했다. 수십 년간 축적된 수술 술기와 진료 프로토콜, 감염관리와 환자안전 체계, 다직종 협업 등은 병원이 축적해 온 대표적인 전문기술과 운영 노하우라는 설명이다. 치료기술과 기기 관련 특허권을 보유한 병원이 적지 않고, 병원을 마트나 주차장업 및 창고업 등과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도 타당하지 않다는 것이 병협 측 입장이다.

개정안이 제외 대상으로 삼은 업종은 부동산 등 자산 보유 자체가 수익의 원천이 되거나, 자산 이전을 통한 상속세 회피 우려가 있는 업종이다. 병원은 의료법상 의사 등 법정 개설 주체만 운영할 수 있으며, 상속인이 의사면허를 갖고 직접 진료와 경영에 참여하지 않으면 승계 자체가 어렵다. 병원은 양도·전매가 제한된다는 점도 병협이 강조하는 특징이다. 의료장비와 특수설비 등은 다른 용도로 전환하기 어려워, 단순히 자산을 물려받는 방식의 편법 상속 우려가 낮다는 것이 병협의 주장이다.

병협은 병원이 이번 개정안에서 강화한 사후관리 요건을 안정적으로 이행할 수 있는 업종이라고 피력했다. 개정안은 가업 유지기간 10년, 근로자 수 및 총 급여액 90% 이상 유지, 가업용 자산 40% 이상 처분 제한, 상속인의 가업 종사 의무 등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병협은 “병원은 상속인이 의사로서 직접 진료에 종사하고 인력을 유지하지 않으면 운영 자체가 어려운 만큼 제도의 취지와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병협은 지방 중소병원의 승계 단절이 지역의료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표했다. 병협은 “개인 개설 병원은 상속 과정에서 최고 50%의 상속세율이 적용될 수 있는데, 지방 중소병원은 토지·건물·의료장비 등 비유동자산 비중이 높아 세금 재원을 마련하기 어렵다”라며 “지역에서는 병원을 인수할 수요도 충분하지 않아, 매각이나 폐업으로 이어져 지역 의료서비스가 사라질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병협은 응급·중증·분만·소아 등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병원의 승계 단절의 우려가 크다고 강조했다. 병협은 “필수의료 병원은 응급실과 수술실, 중환자실, 분만실 등 대규모 시설과 장비를 갖추고 있어 상속재산 평가액은 높지만 실제 현금 창출력은 낮다”라며 “이 때문에 상속세 부담이 승계의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더 크다”라고 주장했다.

승계 단절로 인해 지역 병원이 문을 닫으면, 지역의 일자리 측면에서도 타격이 크다고 병협은 주장했다. 병협은 “병원은 의사와 간호사, 의료기사뿐 아니라 간호조무사, 행정, 조리, 시설관리 등 다양한 직종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라며 “지방 중소도시에서는 병원이 지역의 주요 고용주인 경우도 많다. 병원 폐업은 의료서비스뿐 아니라 지역 고용과 상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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