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위기 TF 첫 회의…"깎는 추경 아닌 채우는 추경"으로 민생 사수

10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는 이날 경기도청에서 '재정위기 극복 전략 TF' 1차 회의를 열고 재정 정상화 대응전략을 논의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5일 재정 비상상황을 선언한 지 닷새 만에 실행 조직이 가동됐다. TF는 단기 세출 구조조정부터 중장기 세입·제도 개혁까지 종합 전략을 8월 말까지, 3주 안에 마련한다.
가장 강력한 신호는 2027년 예산 편성 방식이다. 경기도는 내년 본예산을 가용 재원 범위 안에서 원점 재검토하기로 했다. 쓸 수 있는 돈보다 큰 예산서를 만들지 않고, 부족분을 이듬해로 넘기는 방식을 끝내겠다는 것이다. 계속사업이라는 이유로 자동 편성되던 관행도 끊는다. 모든 사업을 원점에서 다시 들여다보되, 일률적으로 몇 퍼센트씩 깎는 기계적 삭감은 하지 않고 '핀셋 조정'으로 민생·안전 사업은 지킨다는 원칙을 세웠다.
당장의 감액 추경에 대해서는 성격을 분명히 했다. TF단장을 맡은 주형철 경제부지사는 "현재 부서에서 의회에 제출할 감액 추경안을 준비하고 있다. 이것은 단순한 지출 축소가 아니라 4분기에 미처 담지 못한 민생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민생 추경'"이라며 "깎기 위한 추경이 아니라, 채우기 위한 추경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르신 요양과 아이들 급식 등 10~12월분 예산이 편성되지 못한 상황을 메우기 위한 추경이라는 설명이다.
위기의 뿌리로는 제도를 지목했다. 주 부지사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시대에 뒤떨어진 지방재정제도"라며 "AI 시대에 들어서면서 산업의 형태와 부가가치가 만들어지는 방식이 바뀌고 복지 수요는 급증했는데도 지방재정제도는 여전히 개발 시대에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바뀐 것은 사회와 경제이고, 바뀌지 않은 것은 제도인데 그 간극이 지금 경기도에서 가장 크게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도는 이번 위기 대응을 네 갈래로 짰다. 강력한 사업·재정 구조조정, AI 시대 세입 확충, 연대와 협력 강화, 전 구성원 자발적 절감이다.
세입 확충 과제에서는 국가와 지방 간 사무·재정 배분 구조를 재설계한다. 경기도는 "미래 성장을 위한 지방 사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지방재정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원칙과 "국가 사무가 지방으로 이양되면 재정도 함께 따라와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일은 지방이 하고 부담도 지방이 지는 구조로는 어떤 지방정부도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지방세와 세외수입 추가 발굴, 연도 내 추가 확보 가능한 세입재원 재추계도 실행 과제에 담겼다.
경기도는 이 문제를 홀로 풀지 않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31개 시군, 같은 문제를 안고 있는 다른 광역지자체와 연대해 낡은 재정제도 개편을 정부와 국회에 촉구한다. 예산의 최종 권한을 가진 경기도의회와 긴밀히 소통하고, 모든 과정을 도민에게 공개하기로 했다. 주 부지사는 "감내를 부탁드리려면 근거부터 내놓아야 한다. 설명 없는 긴축은 행정이 아니라 통보"라고 말했다.
재정위기 극복 전략 TF는 주형철 부지사가 단장을 맡고 기획조정실장을 비롯한 실국장과 외부 전문가 자문단 등 총 50명이 참여한다. 세출 분야, 세입·세제 개편, 소통·홍보, 대외협력 4개 분과로 운영된다. 경기도는 13일 2차 회의를 거쳐 8월 말 대응책을 완성하고, 9월 중 '재정위기 극복 실행위원회'(가칭)를 출범해 추진사항을 점검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