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상반기 흑자 5860억 달러 달해
올해 상반기 약 5759억8000만달러

내수 부진에 빠진 중국이 수출을 앞세워 경기 둔화를 돌파 중인 가운데 올해 무역흑자가 2년 연속 1조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와 배터리, 태양광 제품은 물론 AI 데이터센터 부품까지 중국산 제품의 세계시장 침투가 확대되면서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추가 관세와 수입 규제 등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7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4% 수준 증가했다. 같은 달 무역흑자는 1130억달러(약 160조3000억원)에 달했다. 6월에 이어 대규모 흑자가 이어지면서 중국은 올해 연간 무역흑자 1조달러를 다시 넘어설 가능성이 커졌다.
수출은 호황이지만 중국 내부 경기는 하락세가 뚜렷하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4.3%에 그쳤다. 소매판매 증가율은 5월 -0.6%, 6월 1.3%로 여전히 부진하다. 부동산 침체와 소비심리 위축이 이어지면서 내수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내수 위축 탓에 제조업이 위기에 몰리자 중국 정부와 기업들은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로이터는 “중국이 국내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수출에 더욱 의존하면서 서방이 우려하는 두 번째 ‘차이나 쇼크’를 촉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00년대 초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값싼 중국산 제품이 세계 시장에 쏟아졌던 첫 번째 차이나 쇼크가 새로운 형태로 재현되고 있다는 뜻이다.
과거 섬유와 생활용품 등 노동집약적 제품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전기차와 배터리, 태양광 제품 등 첨단 제조업이 중심이다.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광통신 부품에서도 중국 업체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중국의 수출 공세에 가장 직접적으로 노출된 곳 가운데 하나가 유럽이다. 특히 유럽 최대 제조업 국가인 독일에서 변화가 뚜렷하다. 로이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독일의 대중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넘게 감소해 370억 유로(약 60조6500억원) 아래로 떨어졌다. 반면 중국에서 독일로 들어온 수입액은 8.9% 증가한 918억 유로(약 150조5000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독일의 대중 무역적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 약 400억 유로에서 올해 약 550억 유로로 불어났다.
이는 중국과 독일의 산업관계가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과거 중국의 산업화 과정에서 독일은 자동차와 기계ㆍ화학제품을 공급하는 최대 수혜국 가운데 하나였으나 중국 기업이 자체 기술과 생산능력을 키우면서 독일산 제품을 대체하는 동시에 중국산 제품의 유럽 수출은 오히려 늘고 있다.
서방의 경계심도 높아지고 있다. EU는 이미 중국산 전기차 등에 관세를 부과하고 사이버보안 규제를 강화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역시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장벽을 높이고 있다. 미국에서는 중국산 차세대 데이터센터 부품의 수입을 제한하는 방안까지 검토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결국 중국의 기록적인 무역흑자는 세계경제에 또 다른 갈등의 씨앗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로이터를 포함한 주요 외신의 분석이다. 내수 부진을 수출로 메우려는 중국과 자국 제조업을 보호하려는 미국ㆍ유럽의 이해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첫 번째 차이나 쇼크가 세계화와 자유무역 확대 속에서 진행됐다면 두 번째 충격은 관세와 산업보조금, 수출ㆍ수입 규제가 뒤엉킨 분절된 세계에서 시작되고 있다"라며 "중국의 무역흑자가 커질수록 미국과 유럽의 보호무역 장벽도 함께 높아지는 악순환이 세계 교역의 새로운 위험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