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소각·감액배당으로 주주가치 모색

현대해상이 실적 여력이 충분함에도 해약환급금준비금 여파로 배당이 제한되자 자사주 소각을 중심으로 한 주주환원 대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배당 재개 전까지 자사주 소각과 감액배당용 정관 변경 등 가능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차례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올해도 무배당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현대해상은 2023년 회계연도 결산 배당 이후 배당을 중단한 상태다. 당시 현대해상은 보통주 1주당 2063원의 기말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이는 경쟁사인 삼성화재·메리츠화재·DB손해보험과는 상반된 행보다. 삼성화재는 2025년 회계연도 보통주 1주당 1만9500원을, DB손해보험도 해당 회계연도 보통주 1주당 76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메리츠화재는 최근 대주주인 메리츠금융지주에 보통주 1주당 2377원의 중간배당을 진행했다.
실적 부문에서 현대해상이 여력 자체가 없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현대해상은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9.9% 증가한 223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업계에서 예상하는 2분기 당기순이익 전망치 역시 전년보다 7.7% 개선된 2669억원이다.
실적 부문에서 여력은 있음에도 현대해상이 배당을 실시하지 못하는 이유는 해약환급금준비금 부담 때문이다. 해약환급금은 보험 계약자가 중도에 계약을 해지할 때 보험사가 지급해야 하는 금액이다. 금융당국은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이후 시가로 평가한 보험부채가 해약환급금보다 적을 경우 보험사가 계약자 보호를 위해 그 차액만큼을 해약환급금준비금으로 의무 적립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대해상의 1분기 기준 해약환급금준비금 규모는 4조1150억원 수준이다. 이는 전분기 대비 5.1% 늘어난 규모다. 1분기 해약환급금준비금은 전체 이익잉여금의 49.9%를 차지했다.
주주환원 차원에서 배당 제한이 발목을 잡자 현대해상이 내놓은 카드는 ‘단계적 자사주 소각’이다. 배당 외 주주환원을 위해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진행하겠다는 것이 현대해상의 입장이다.
실제로 현대해상은 올해 4월 자사주 415만주를 소각했다. 소각 물량은 기존 발행주식의 약 4.64%다. 소각 금액은 1258억원이다. 현대해상은 내년에도 올해 수준의 자사주를 소각할 계획이다.
다만 결국 현대해상이 필요로 하는 것은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의 개선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보험사의 해약환급금준비금 규모가 지속적으로 우상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해상은 제도 개선 시 주주환원을 위한 정관 변경도 완료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결산 배당을 진행할 경우 일반 주주들에 대한 감액배당 준비를 이미 마쳤다는 설명이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사실 보험사의 주주환원은 결국 배당”이라며 “상반기 이미 감액배당을 할 수 있는 정관 변경을 실시했는데 특히 일반 주주들한테 배당을 진행했을 때 세금을 물리지 않을 수 있는 변경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대해상뿐 아니라 제도 변경이 없을 경우 길게 보면 현재 배당 중인 회사들도 해약환급금준비금 규모는 점차 늘어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결국 배당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관련 제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