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산 흔들리자 뭉쳤다…나토ㆍ중동 손잡고 ‘메카 공동방위’ 조약 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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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보유국’ 파키스탄, ‘나토’ 튀르키예, ‘걸프’ 사우디 간 협력
특정 위협 명시 안 했지만, 이란과 친이란 세력 겨냥
전문가들, 실제 군사 대응 가능성엔 회의적

▲왼쪽부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가 7일(현지시간) 공동방위조약서를 들고 있다. (메카(사우디)/로이터연합뉴스)
지난주 사우디아라비아와 파키스탄, 튀르키예가 이슬람 최고 성지인 메카에서 공동방위조약을 체결했다. 조약의 골자는 어느 한 국가가 공격을 받으면 세 국가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공동 방어한다는 것이다. 미국과 이란이 전쟁 중인 상황에서 메카 공동방위조약이 실제로 어디까지 작동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8일(현지시간)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에 따르면 전날 체결된 메카 공동방위조약은 성립된 지 1년도 되지 않은 사우디와 파키스탄의 양자 협정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기존 협정이 두 개의 중동 국가 간 협정이었다면 새 조약은 튀르키예의 방위 산업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표준 군사력이 가미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3국이 서로 다른 강점이 있다는 데 주목했다. 아지즈 알가시안 걸프국제포럼 선임 연구원은 이번 조약을 사우디의 자본과 파키스탄의 핵보유국 지위와 인력, 튀르키예의 빠르게 성장하는 방산 산업의 협력으로 묘사했다.

다만 현시점에서 중동 국가와 나토 회원국이 공동방위를 약속하자 중동 내 권력 역학 관계가 다시 요동치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자칫 주변국의 긴장을 더 부추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듯 조약 체결 당시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평화의 방패”라고 묘사했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조약에는 특정 국가의 위협이 명시되지 않았다. 사우디 정부 역시 새 조약이 미국과 걸프국을 포함한 기존 동맹과의 관계를 해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 D.C./UPI연합뉴스)

이들이 공동방위를 약속한 배경은 크게 이란에 대한 위협과 미국에 대한 신뢰로 나뉜다. 우선 미국과의 전쟁에서 자신감을 얻은 이란이 앞으로도 역내에서 긴장을 일으킬 거라는 우려가 있다. 캄란 보카리 중동정책위원회 선임 연구원은 “조약과 관련된 모든 당사자는 합의의 주된 목적이 이란과 헤즈볼라, 후티 반군,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를 포함해 이란이 지역 전역에 구축해 온 비국가 행위자 네트워크를 견제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더는 미국만 믿고 있을 수 없다는 중동 내 인식도 공동방위의 필요성을 키웠다. 사우디와 파키스탄, 튀르키예 모두 이란 전쟁 기간 이란 공격의 표적이 됐다. 주로 미군 기지가 표적이었지만, 민간 인프라가 타격받는 경우도 있었다. 특히 오랜 기간 미국으로부터 안보를 보장받던 사우디에서 변화가 일었다. 알가시안 연구원은 “이번 조약은 사우디 중심의 억지력”이라며 “사우디는 단순히 미국의 안보 보장에 의존하는 대신 공격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동맹을 구축하고 자체적인 역량을 개발하고자 노력해 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공동방위조약이 실제 역내 변화를 추구하기보다 상징적인 것에 가까울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안보ㆍ외교정책 분석가인 무함마드 파이살은 “튀르키예는 나토 회원국이고 미국 핵무기가 배치돼 있다. 사우디는 미국과 핵 협력을 추진하고 있으므로 파키스탄의 핵우산이 필요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합의의 가치는 서방 동맹처럼 고정된 군사적 의무를 명시하는 것보다는 적대 세력에게 불확실성을 조성하고 집단 억지력을 강화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보카리 연구원 역시 “작전적 동맹이라기보다 전략적 신호”라며 “군사 역량 통합에는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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