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MBK·영풍 ‘프로젝트 크루서블’ 무단 사용 고발… “사업 방해·말바꾸기 행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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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이 미국 통합제련소 건설 사업인 ‘프로젝트 크루서블’의 명칭과 표지를 무단 사용한 MBK파트너스와 영풍을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및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당초 해당 프로젝트를 ‘야합’이라며 강하게 반대했던 MBK·영풍 측이 최근 미국 현지에서 사업 주체인 것처럼 홍보 활동을 벌이자, 고려아연 측은 이들의 모순된 행태와 무단 상표·명칭 사용을 지적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5일 한국기업투자홀딩스와 영풍, 윤종하 부회장, 장세환 대표 등을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및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 종로경찰서에 고발했다. 미국 현지 행사에서 고려아연의 핵심 사업을 설명한 윤종하 MBK파트너스 부회장과 장세환 영풍문고홀딩스 대표가 어떤 자격으로 행사에 참여했는지를 두고도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이 단순한 명칭 사용을 넘어 최대주주가 피투자회사 사업에 어디까지 관여할 수 있는지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고려아연은 MBK·영풍 측이 ‘crucibleTN.com’ 도메인을 등록하고 테네시주 정부 관계자 등을 초청해 리셉션을 개최한 행위에 대해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 측은 MBK·영풍이 공식 추진 주체나 협력 관계인 것처럼 오인하게 만들어 회사의 정당한 업무를 방해하고 혼선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MBK·영풍 측은 최근 “신주 발행 방식만 반대했을 뿐 프로젝트 자체를 막으려는 것이 아니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과거 행보와 배치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MBK·영풍은 지난해 12월 이사회에서 미국 제련소 건설 및 투자 관련 6개 안건 전체에 반대표를 던졌고,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당시 보도자료와 법원 제출 서면을 통해 ‘국익에 반하는 결정’, ‘아연 주권 포기’, ‘미국 정부와의 야합’ 등 강도 높은 표현을 쓰며 사업 자체를 원점 재검토하라고 요구한바 있다.

재계와 법조계 및 기업지배구조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MBK·영풍 측의 행보가 현대 기업 거버넌스 원칙을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법상 대표권과 업무집행권은 이사회와 경영진에 있음에도, 최대주주라는 이유만으로 회사의 공식 절차나 협의 없이 핵심 사업을 대외적으로 설명하고 홍보하는 것은 주주권과 경영권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부적절한 행위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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