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교사 절반은 휴가도 포기⋯"대체인력 없어 눈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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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공·사립 유치원 교사 2238명 실태조사
악성 민원·행정업무·사진 전송 부담 호소
"유치원 교육여건 개선에 예산 우선 투입해야"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전국 공·사립 유치원 교사 2명 중 1명은 최근 1년간 보건휴가나 가족돌봄휴가를 단 한 번도 사용하지 못했고, 악성 민원이 발생했을 때 10명 중 6명은 기관의 보호를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26 전국 유치원 교사 교권·행정 및 복무 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공립유치원 교육여건 개선과 교육재정 정상화를 촉구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0일부터 27일까지 전국 공·사립 유치원 교사 223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실시됐다.

조사 결과 최근 1년 동안 보건휴가와 가족돌봄휴가를 단 하루도 사용하지 못했다는 응답은 52.6%에 달했다. 휴가를 사용하지 못한 이유로는 대체교사 구인 어려움(31.2%)이 가장 많았고, 관리자 눈치와 조직 분위기(25.7%), 동료 교사 부담(23.1%) 등이 뒤를 이었다.

교권 보호 체계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악성 민원이 발생했을 때 교사가 직접 대응했다는 응답은 39.1%, 기관이 소극적으로 중재했다는 응답은 21.0%였다. 전체의 60.1%가 기관 차원의 보호를 받지 못했다고 답한 반면, 원장·원감 등 민원대응팀이 전담 처리한 경우는 10.3%에 그쳤다.

교육활동 침해가 발생했을 때도 교권보호위원회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다. 침해 경험이 있는 교사 가운데 상당수는 원내 분위기나 학부모 보복 우려, 관리자 만류 등으로 교권보호위원회 신청을 포기했으며, 실제 개최까지 이어진 경우는 1.3%에 불과했다. 교사의 48.3%는 아동학대 오인 우려로 교육과 생활지도가 위축됐다고 응답했다.

행정업무 부담도 컸다. 응답자의 95.2%는 일반 행정업무를 교사가 직접 담당하고 있다고 답했고, 방과후·돌봄 업무 역시 67.8%가 교사에게 전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보다 기록과 사진 촬영에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응답자의 73.2%는 유아의 놀이를 관찰해 기록하는 '놀이이야기' 작성이 사실상 의무화돼 있다고 답했고, 40.5%는 모바일 알림장을 통한 사진 전송이 사실상 강제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로 인해 수업 준비 시간이 부족해졌다는 응답은 37.2%, 사진 촬영 등으로 유아 안전지도에 공백이 생긴다는 응답은 30.9%였다.

전교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러한 실태가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의 한 유치원 교사는 "교사들은 아이들의 놀이를 관찰하기보다 학부모 전송용 사진을 찍고 서류를 작성하느라 정작 아이들에게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며 "보여주기식 기록 관행을 즉각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의 한 교사는 "방학 중 강사 인건비와 유아학비 정산, 간식 관리 등 교육과 무관한 업무까지 교사가 맡고 있다"며 방과후·돌봄 인력 체계 개편을 요구했다. 제주의 한 교사는 "대체교사를 구하기 어려워 아파도 휴가를 쓰기 어렵다"며 상근 보결교사 배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영환 전교조 위원장은 "유보통합 정책으로 늘어난 예산을 공립유치원 확충과 현장 처우 개선에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무상교육 명목으로 사립유치원과 어린이집에 지원하고 있다"며 "공립유치원이 바로 서야 유아교육이 튼튼해지는 만큼 교육부는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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