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기관 등록제…허위 인증엔 보수 5배 과징금

더불어민주당이 상장법인의 지속가능성(ESG) 공시를 의무화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 입법에 착수했다. 거래소 자율공시에 맡겨져 있던 ESG 공시를 법정공시로 전환해 허위·부실 기재 시 법적 책임을 묻는 체계로 바꾸는 것이 골자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서울 강서병)은 5일 기업의 ESG 공시를 제도화하고 공시정보의 신뢰성을 높이는 내용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8일 당정협의에서 확정된 'ESG 공시 제도화 방안'의 후속 입법으로, 이를 바탕으로 금융위원회와 민주당 정책위원회가 논의를 거쳐 함께 마련했다.
개정안은 일정 규모 이상의 상장법인이 사업보고서에 회사의 자금조달과 재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속가능성 관련 사항을 의무적으로 기재하도록 했다. 대상 법인의 범위는 자산 규모 등을 고려해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기후변화 대응 등 기업의 비재무 정보를 재무제표처럼 법정공시 체계 안에서 관리하는 것이 목표다.
공시정보의 신뢰성 확보를 위한 제3자 인증제도도 도입한다. 공시 대상 기업은 금융위원회에 등록한 독립 인증기관으로부터 공시정보에 대한 인증을 받아야 한다. 인증기관은 자기자본 10억 원 이상, 전문인력 확보 등의 요건을 갖춰 금융위에 등록해야 하며, 이해상충 방지 의무를 위반하거나 인증기준을 어기고 허위 인증보고서를 작성한 경우 인증 보수의 5배 이내 과징금과 벌칙이 부과된다. 공시기준과 인증기준은 금융위가 증권선물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제 기준 등을 고려해 마련한다.
기업 부담을 덜기 위한 완충 장치도 담겼다. 공시 의무가 적용되는 첫 3개 사업연도에는 고의에 의한 허위공시 등을 제외하고 행정·민사·형사책임을 면제한다. 불확실성이 있는 추정·예측정보는 이후에도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으면 배상책임과 형사책임을 면제한다. 공시 의무는 2027년 1월 1일 이후 개시하는 사업연도부터 자산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적용되며, 외부 인증 의무는 2029년 1월 1일 이후 개시하는 사업연도부터 시행된다.
한 정책위의장은 "ESG 공시는 이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넘어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기업 경쟁력과 투자자 신뢰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며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공시체계를 조속히 마련하는 동시에 기업이 제도 변화에 충분히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의 부담은 최소화하면서도 투자자가 신뢰할 수 있는 지속가능성 공시체계를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