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애호박은 잦은 비 이후 반등…평년보다는 낮아
8월 출하면적 1.3~3.7%↑…장기 폭염이 막판 변수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이어지고 있지만 여름철 주요 과채류 가격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낮아졌다. 재배면적이 늘어난 데다 생육기 기상 여건도 양호해 출하량이 증가한 영향이다. 소비자 장바구니 부담은 줄었지만 농가는 농산물 가격 하락과 농자재 비용 상승을 동시에 견뎌야 하는 상황이다.
4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수박 평균 도매가격은 8㎏당 2만23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4% 하락했다. 평년과 비교해도 3.2% 낮았다.
토마토는 하락 폭이 더 컸다. 지난달 5㎏당 평균 도매가격은 1만160원으로 전년보다 36.4%, 평년보다 27.9% 떨어졌다. 5월에는 전년보다 1.7% 높았지만 6월 4.2% 하락한 데 이어 7월 들어 낙폭이 커졌다.
가격을 끌어내린 것은 공급 증가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달 초 7월 수박 출하면적이 전년보다 5.3%, 단수는 0.5% 늘면서 출하량이 5.8%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높은 가격을 경험한 강원 양구와 경북 봉화 등에서 재배가 늘었고 충남 논산·부여와 전북 고창에서도 2기작 정식이 확대됐다. 다른 제철 과일의 출하가 늘어 수박 수요가 분산된 점도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토마토 역시 7월 출하면적과 단수가 각각 1.3%, 2.4% 늘어 출하량이 전년보다 3.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강원 철원에서 파프리카 대신 토마토를 심는 농가가 늘었고 경북 봉화에서는 스마트팜 단지 조성으로 재배면적이 확대됐다.
가격이 내렸다고 농가 부담까지 줄어든 것은 아니다. 중동 정세 여파로 유류와 비료 등 농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경영비 부담은 커졌다. 농산물 판매가격 하락과 생산비 상승이 겹친 셈이다.
다만 모든 과채류 가격이 일제히 하락한 것은 아니다. 오이의 7월 평균 도매가격은 100개당 5만1706원으로 평년보다 7.1% 낮았지만 전년보다는 6.8% 올랐다. 7월 중순 잦은 비로 출하량이 줄면서 하순부터 가격이 반등했다. 애호박도 7월 하순 20개당 1만9080원으로 전년보다 11.8% 상승했지만 평년보다는 8.6% 낮았다.
특정 날짜나 규격의 가격만으로 전체 흐름을 판단하기도 어렵다. 지난달 29일 수박 상품 5㎏ 가격은 하루 전보다 15.2% 올랐지만 같은 날 8㎏과 10㎏ 가격은 각각 5.1%, 7.8% 하락했다. 6~7월 도매시장에서 5㎏ 규격의 거래 비중은 4.9%에 그쳤다. 10㎏은 20.6%, 8㎏은 18.7%, 9㎏은 17.1%였다. 거래 비중이 작은 규격의 하루 가격 급등을 전체 수박값 상승으로 해석하면 실제 수급 상황과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의미다.
8월 공급 여건도 현재로서는 안정적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이달 출하면적이 전년보다 토마토 1.3%, 수박 3.4%, 오이 2.9%, 애호박 3.7%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주산지인 강원지역은 생육기 기온과 일조시간이 적절해 병해충 발생이 줄고 착과량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변수는 장기화하는 폭염이다. 고온이 계속되면 생육이 지연돼 출하량이 일시적으로 줄 수 있다. 과채류는 7~8월 집중호우와 폭염의 영향으로 하루 가격 변동 폭이 커지는 특성도 있다.
정부는 고온 피해를 줄이기 위해 차광도포제 지원과 약제·영양제 할인 공급을 확대하고 주산지 작황과 출하량을 점검할 계획이다. 가격이 크게 떨어진 품목에는 소비촉진 행사와 운송비·상장수수료 지원을 병행하고 필요하면 출하물량을 조절하거나 가공용 공급을 늘리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폭염에 따른 큰 피해는 없어 주요 과채류 출하는 안정적인 상황”이라며 “다만 폭염이 장기화하면 생육 지연과 출하량 감소가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주산지 작황과 가격을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하면 출하 조절과 소비촉진 대책을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