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신증권이 올해 코스피 목표치를 기존 1만1500선에서 9300선으로 낮췄다. 채권금리 상승과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해 밸류에이션 눈높이를 낮춘 결과다. 다만 7월 급락은 펀더멘털 훼손보다 공포 심리와 수급 악화가 만든 극단적 저평가 국면이라며 코스피 6000선대 등락은 매수 기회라고 진단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3일 보고서에서 코스피 목표치를 9300선으로 제시했다. 기존 목표치 1만1500선에서 하향 조정했다. 반도체 업종 목표 주가수익비율(PER)은 기존 8배에서 7배로 낮췄다. 비반도체 업종 목표 PER도 15배에서 11배로 조정했다.
목표치 하향의 가장 큰 배경은 금리다. 채권금리 레벨이 높아졌고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반영됐다. 비반도체 업종은 실적 전망이 개선됐지만 고금리 부담이 밸류에이션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비반도체 업종의 예상 순이익은 4월 말 190조원에서 237조원으로 늘었다. 실적은 개선됐지만 주가가 급락하면서 PER은 기존 15배에서 10배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 연구원은 “비반도체 분야의 수출 회복세가 이제 막 시작된 단계인 만큼 실적이 좋아져도 고금리 상황을 고려하면 시장이 이들 기업의 밸류에이션을 과거처럼 후하게 쳐주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목표치는 낮췄지만 현재 지수대에 대한 판단은 긍정적이다. 대신증권은 코스피가 밸류에이션과 기술적 측면에서 과도한 하락 국면에 진입했다고 봤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은 4.74배로 2000년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반면 펀더멘털은 여전히 견조하다는 평가다. 선행 주당순이익(EPS)은 지난 주말 1190포인트로 추가 상승했다. 올해와 내년 이익 전망도 상향 조정 중이다. 통계청 경기선행지수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2026년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은 2.94%로 추가 상향됐다.
이 연구원은 “실적과 경기가 좋은데도 주가가 고점 대비 30% 넘게 급락한 것은 사상 처음”이라며 “이번 하락은 펀더멘털 악화가 아니라 공포 심리와 디레버리징 매도가 겹친 일시적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7월 급락을 키웠던 불확실성도 일부 완화되고 있다고 봤다. 글로벌 AI와 반도체 업황 우려는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인텔 등 빅테크 기업의 2분기 실적으로 낮아지는 국면이라는 분석이다. 중국발 반도체 이슈도 기술 격차와 생산능력을 감안하면 단기간에 메모리 병목을 해소하거나 시장 점유율을 크게 높일 가능성은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수급 충격도 정점을 지난 것으로 봤다. 신용잔고는 고점 대비 15% 줄었다. 레버리지 ETF의 영향력도 개별 종목 기준 출시 당시 수준으로 돌아갔고 지수 ETF는 5월 말 수준을 밑돌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신증권은 향후 코스피가 6500~6800선에 안착하는지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이 구간은 6월 22일 고점 대비 하락폭의 38.2% 되돌림 수준이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분기점으로 제시됐다. 하락 돌파 갭 구간도 6400~6650포인트에 위치해 있다.
6500~6800선 안착에 성공하면 1차적으로 선행 PER 7배 수준인 8200선 회복을 시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후에는 선행 PER 8배 수준인 9300선까지 반등 여지가 있다고 봤다. 반등 국면의 핵심 지지선은 5700~5800선으로 제시했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 6000선대에서는 매도 실익이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견고한 경기와 실적 상승 사이클을 고려하면 하락 위험보다 상승 여력이 더 큰 구간이라는 판단이다. 그는 “강한 탄성을 가진 스프링은 강하게 눌린 만큼 튀어 오른다”며 “눌릴 대로 눌려 있는 코스피의 탄력적인 반등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8월 투자 전략으로는 기존 주도주 중심의 비중 확대를 제시했다. 단기 낙폭이 크면서 실적 대비 저평가 영역에 들어온 업종이 대상이다. 반도체, IT 하드웨어, IT 가전, 2차전지, 조선, 화학, 기계 등이 주요 업종으로 꼽혔다.
이 연구원은 “미국 채권금리와 달러화 안정, 글로벌 경기 회복, 업황 개선 기대, 산업 정책 동력, 외국인 수급 개선이 맞물릴 경우 저평가 대형주의 분위기 반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