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금리 올랐는데 대출은 묶였다⋯은행 하반기 수익성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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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새 정기예금 35.5조 증가⋯금리 인상 후 ‘러시’
같은 기간 금리 낮은 요구불예금은 약 39조원 빠져
자체 대출 조이기에도 7월 주담대 2.8조 급증 시차 착시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기준금리 인상 이후 은행권의 예금금리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은행들의 자금 조달비용 상승 압력이 한층 거세지고 있다. 이자가 거의 붙지 않는 요구불예금은 빠져나가는 반면, 고금리를 지급해야 하는 정기예금으로 시중 자금이 대거 쏠렸기 때문이다. 저원가성 예금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대출 자산을 자유롭게 늘리기도 어려워 은행들의 하반기 수익성 셈법이 복잡해졌다는 분석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준금리 인상 이후 주요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잇달아 올려 5대 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최고금리가 연 3%대 초중반까지 올라섰다. 은행들은 기존 예금 고객의 이탈을 방지하고 수신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예금금리를 경쟁적으로 올리는 추세다.

증시 변동성 확대로 시중 자금이 은행으로 유턴하는 '역머니무브'에 금리 매력까지 더해지면서 정기예금 잔액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예금 잔액은 6월 말 949조3998억원에서 금융통화위원회 직전인 7월 15일 965조2959억원으로 15조8961억원 증가했다. 기준금리가 오른 7월 말에는 984조9399억원으로 불어나 보름여 만에 19조6440억원이 추가 유입됐다. 금통위 이후 월간 증가액이 직전보다 약 23.6% 대폭 확대된 셈이다.

반면 정기예금이 급증하는 동안 이자가 저렴한 저원가성 예금에서는 자금이 빠르게 이탈했다. 수시입출식예금(MMDA)을 제외한 5대 은행 요구불예금 잔액은 6월 말 612조4645억원에서 7월 말 573조3971억원으로 한 달 새 39조674억원이 줄었다. 요구불예금은 고객 지급 금리가 거의 없어 은행의 대표적인 효자 조달 수단으로 꼽힌다. 저원가성 예금이 빠져나간 공백을 고금리 정기예금이 채우면서 전체 수신 잔액과 별개로 은행이 자금을 모으는 데 드는 평균 이자비용은 급상승하고 있다.

시장성 자금 조달 여건도 한층 팍팍해졌다. 시장채권 발행금리 역시 연초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금융채Ⅰ(은행채) 무보증 AAA 1년물의 5개 채권평가사 평균금리는 1월 말 연 2.941%에서 7월 말 연 3.678%로 0.737%포인트(p) 올랐다. 은행이 만기 물량을 차환하거나 신규 은행채를 발행할 때 부담해야 할 시장금리 문턱이 크게 높아진 셈이다.

조달비용은 가파르게 뛰고 있지만 은행들이 대출 확대로 이자이익을 계속 늘리기는 어렵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맞춰 5대 은행은 신용대출 한도 축소, 모기지보험 가입 제한, 대출모집인 접수 중단, 영업점별 주택대출 한도 감축 등 자체 옥죄기 조치를 단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7월 가계대출 잔액은 오히려 전달보다 4조183억원 증가했다. 이는 대출 신청·승인과 실제 자금 실행 사이의 시차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은행들은 대출 접수 가능 기간까지 단축하며 총량 관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승인된 대출이 잔액에 반영되는 동안 신규 물량을 선제적으로 조이겠다는 구상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월별 대출 한도를 더욱 정교하게 관리해 총량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목표에 발맞춰 실수요자 중심의 자금 공급을 유지하면서 건전성 관리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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