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반 CT 분석으로 ‘특발성 폐섬유증’ 정밀 추적

기사 듣기
00:00 / 00:00

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 공동연구팀, 정량 지표 제시

▲(왼쪽부터) 최주애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김호철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이호연 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사진제공=서울아산병원)

AI기반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기준값이 마련됐다.

최주애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김호철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이호연 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AI 기반 소프트웨어로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에 보이는 폐 섬유화 부위를 수치화해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의 질병 진행 정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기준값을 마련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호흡기·중환자 의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인 ‘미국호흡기·중환자의학저널(American Journal of Respiratory and Critical Care Medicine, 피인용지수 21.7)’에 최근 게재됐다.

지금까지는 폐기능검사를 통해 특발성 폐섬유증 진행 정도를 평가했다. 폐기능검사는 폐 전체의 기능 변화를 종합적으로 보여주지만, 폐 안에서 섬유화가 어느 부위에 얼마나 진행됐는지를 파악하기 어렵다. CT 검사는 폐 내부를 직접 확인할 수 있지만 의료진마다 영상 판독에 차이가 생길 수 있고 시간에 따른 섬유화 패턴의 변화와 증가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런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CT 영상을 인공지능 기반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섬유화가 진행된 폐 영역을 객관적인 수치로 측정하는 정량 분석 기술을 활용했다. 이는 흉부 CT 영상에서 망상(그물 모양) 음영과 벌집 모양 음영을 인공지능 기반 자동 정량 분석을 통해 산출하는 방식으로, 같은 기준으로 반복 측정할 수 있어 시간에 따른 섬유화 범위의 변화를 객관적인 수치로 평가할 수 있다.

연구팀은 서울아산병원에서 2011년 1월부터 2020년 4월까지 특발성 폐섬유증을 진단받은 환자 중 첫 검사와 1년 뒤 추적 검사에서 CT 검사와 폐기능검사를 모두 시행한 환자 524명의 검사 기록을 분석했다. 또한 삼성서울병원에서 2008년 7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특발성 폐섬유증을 진단받은 환자 중 같은 조건을 충족한 224명을 외부 검증 환자군으로 확보했다.

이어 자동화된 CT 정량 분석 기술을 통해 첫 검사 시점과 1년 추적 검사 시점의 폐 섬유화 점수를 산출하고 1년간 변화량을 계산했다. 노력성 폐활량과 일산화탄소 폐확산능의 1년 변화량과 비교해 폐 섬유화 점수가 어느 정도 증가했을 때 실제 질병 진행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는지 분석했다. 또한 ‘폐 이식을 받지 않은 채 생존한 기간’을 주요 결과 지표로 삼아 섬유화 점수를 통해 환자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확인했다.

분석 결과, 폐 섬유화 점수의 증가는 기존 폐기능검사에서 확인되는 질병 악화와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노력성 폐활량이 5% 감소한 경우에는 폐 섬유화 점수가 2.72% 증가했고, 일산화탄소 폐확산능이 10% 감소한 경우에는 4.5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년 동안 폐 섬유화 점수가 4.05% 이상 증가한 환자는 폐 이식을 받아야 하거나 사망할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외부 검증 환자군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됐다. 특히 외부 검증 환자군에서 이 기준값을 넘은 환자의 폐 이식 또는 사망 위험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약 2.8배 높았다. 3년 예후 분석에서도 환자의 위험도를 판가름하는 지표임을 입증했다.

성별, 나이, 폐기능검사 수치 등을 바탕으로 환자 예후를 예측하는 기존 모델에 첫 검사 당시의 섬유화 점수와 1년 뒤 추적 검사에서의 섬유화 점수 변화를 추가하자 예후 예측력이 향상됐다. 이는 CT 정량 분석 기술을 통해 제시된 정량 지표가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의 위험도 평가를 보완하는 지표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최주애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섬유화 점수 변화의 기준값을 제시해 향후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의 정기 추적 관찰과 치료 전략 수립에 CT 정량 분석 기술이 보조 지표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라고 말했다.

김호철 교수는 “특발성 폐섬유증 질병 진행 정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기준을 정립하고, 추후 임상시험에서 치료 효과를 검증하는 영상 바이오마커로 활용될 가능성을 확인해 의미가 크다”라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