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총회·소송비용 등 사업비 부담 눈덩이
DL이앤씨 지위 회복⋯추가 법적 공방 가능성

경기 성남시 상대원2구역 재개발사업이 시공권 갈등으로 수개월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시공사 교체를 둘러싼 총회와 법정 공방 끝에 법원이 DL이앤씨의 시공사 지위를 다시 인정하면서 시공사 교체 절차에 제동이 걸렸다. 이미 착공이 계획보다 두 달가량 밀린 상황이라 금융비용 등 추가 사업비 부담이 수백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제5민사부는 지난달 31일 DL이앤씨 등이 상대원2구역 재개발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총회결의 효력정지 가처분을 일부 인용했다. 재판부는 DL이앤씨의 시공자 지위를 임시로 인정하고 조합의 공사도급계약 해지 통지와 5월 30일 임시총회 결의 효력을 정지했다.
이번 결정으로 DL이앤씨는 시공사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조합은 DL이앤씨에 이달 14일까지 공사도급계약서 최종 확정안과 공사비 산출내역서, 공사계약조건, 마감재 리스트 등 관련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GS건설의 법적 대응 여부와 조합의 향후 선택은 변수로 남아 있다. 추가 법적 공방이나 시공사 교체 움직임이 이어질 경우 사업 정상화까지 시간이 더 걸릴 가능성도 있다.
상대원2구역은 이미 시공권 갈등으로 상당한 시간을 허비한 상태다. DL이앤씨는 2015년 상대원2구역 시공사로 선정돼 2021년 조합과 도급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조합이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 적용 등을 요구했지만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갈등은 지난해 말 시공사 교체 움직임으로 번졌다. 조합은 지난해 12월 새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에 나섰고 두 차례 입찰을 거쳐 GS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올해 들어서는 시공사 교체 문제에 조합 내부 갈등까지 겹치면서 총회와 법정 공방이 반복됐다.
4월 비상대책위원회가 조합장 해임을 의결하고 조합은 DL이앤씨와의 계약 해지를 추진했지만 가처분 결정으로 효력이 정지됐다. GS건설을 새 시공사로 선정하는 안건도 한 차례 의결정족수 미달로 부결됐다.
조합은 5월 30일 임시총회를 열어 DL이앤씨와의 계약 해지와 GS건설 선정을 의결했다. 전체 조합원 2268명 가운데 1154명이 참석했고 이 중 1108명이 찬성하면서 GS건설이 새 시공사로 선정됐다. 그러나 DL이앤씨 등이 총회 결의 효력을 문제 삼아 법적 대응에 나서면서 두 달 만에 상황이 또 뒤집혔다.
문제는 상대원2구역이 이미 이주·철거를 사실상 마치고 착공을 앞둔 사업장이었다는 점이다. 상대원2구역은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3910번지 일대를 지하 12층~지상 29층, 43개동, 4885가구 규모로 재개발하는 대형 사업이다. 공사비만 1조9000억원 이상이 예상된다. 당초 6월 착공을 계획했지만 시공사 교체와 조합 내 갈등이 이어지면서 일정이 미뤄졌다.
사업이 지연된 만큼 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자비용을 비롯해 반복된 총회 개최비와 소송비용, 조합 운영비 등을 합하면 추가 부담이 수백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업 기간이 길어질수록 각종 차입금에 대한 이자가 누적되고 총회를 열 때마다 장소 대관과 우편·홍보, 용역 등에 비용이 들어간다. 가처분과 소송이 반복되면서 법률비용도 추가된다.
착공 지연에 따른 공사비 상승 가능성도 있다. 자재비와 인건비 등 물가 변동분이 공사비에 반영될 수 있는 데다 일반분양 일정이 밀리면 분양대금 유입 시점도 늦어진다. 결국 시공권 갈등으로 발생한 추가 비용이 전체 사업비에 반영될 경우 조합원 분담금 부담도 커질 수 있다.
김예림 법무법인 심목 변호사는 “총회 개최나 소송에 들어가는 비용도 결국 조합원이 부담해야 하지만 사업 지연에 따른 가장 큰 부담은 이주비 이자 등 금융비용”이라며 “이주가 완료된 대규모 사업장은 착공이 늦어질수록 이자 부담이 계속 쌓여 1년가량 지연될 경우 수백억원에 이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사비 역시 시간이 지나 물가가 오르면 조합원이 부담해야 할 금액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며 “분쟁이 길어지면 착공이 계속 늦어지는 만큼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사업을 빠르게 정상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