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같은 기간의 24% 수준…장마 뒤 폭염 장기화 변수
지방정부 예산 456억·급수차량 동원…생산성 저하도 ‘숨은 피해’

폭염 재난 위기경보가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된 가운데 돼지와 가금류 36만마리 이상이 더위를 견디지 못하고 폐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4분의 1 수준이지만 장마가 끝난 뒤 강한 폭염이 이어지면 피해가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 정부는 축산자조금에 국비 41억원을 추가 투입했고, 지방정부와 농축협은 방역차량 등을 긴급 급수에 동원했다.
3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8일 오전 9시 기준 폭염으로 폐사한 가축은 돼지 2만2838마리와 가금류 34만2333마리 등 총 36만5171마리로 집계됐다.
전체 폐사 가축의 93.7%가 닭·오리 등 가금류에 집중됐다. 가금류는 밀집 사육되는 데다 깃털로 덮여 있어 체열을 밖으로 내보내기 어려워 축사 내부 온도가 오르면 짧은 시간에 집단 폐사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피해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 153만7119마리의 23.8% 수준이다. 전년보다 76.2% 적지만 피해 집계가 가축재해보험 신고와 조사에 기반한 만큼 최종 폐사 규모는 현장 피해조사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폐사 마릿수만으로 폭염 피해 전부를 파악하기도 어렵다. 가축이 폐사하지 않더라도 사료 섭취량과 증체량, 산유량, 산란율이 떨어지면 출하 지연과 사육비 증가로 이어진다.
국립축산과학원의 가축더위스트레스지수(THI) 연구 결과 ‘심각’ 단계에서는 한우와 돼지, 육계의 증체량이 각각 45%, 35%, 30% 감소했다. 젖소 산유량은 10% 이상, 산란계 산란율은 12% 낮아졌다. 폐사 통계에 잡히지 않는 생산성 저하가 축산농가의 숨은 손실인 셈이다.
농식품부는 지난달 말 축산자조금에 국비 41억원을 추가 지원해 고온스트레스완화제와 축사 지붕에 바르는 열차단도포제 공급을 늘렸다. 지방정부도 올해 편성한 폭염 대응 예산 약 456억원을 활용해 냉방시설과 스트레스 완화제 등을 지원하고 있다.
급수 지원에는 지방정부와 농축협 차량이 투입됐다. 공동방제단 540개반과 NH방역지원단 차량 등을 활용해 축사 지붕과 주변에 물을 뿌려 온도를 낮추는 방식이다. 농식품부는 온도와 습도를 반영한 가축더위스트레스지수를 활용해 농장별 폭염 위험도도 안내하고 있다.
이재식 농식품부 축산정책관은 이날 세종지역 양돈농가와 한우농가를 찾아 열차단도포제 시공과 급수차량 운영 상황을 점검했다.
이 정책관은 “폭염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취약 농가에 대한 현장 예찰과 지원을 강화해달라”며 “축산농가에서도 충분한 급수와 환기, 적정 사육밀도 유지 등 폭염 대응수칙을 실천하고 근로자의 건강관리에도 각별히 유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