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산 넘은 카카오 노사…이제 조합원 찬반투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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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 소속 조합원들이 21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뱅크 사옥에서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노사는 올해 1월부터 임금과 근로조건 등을 두고 교섭을 진행했지만 입창 차를 좁히지 못했다. 노동위원회 조정 절차를 앞두고 있는 카카오뱅크는 조정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 할 경우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 고성준 기자 joonko1@
임금 교섭을 둘러싸고 두 달 넘게 갈등이 심화했던 카카오 노사가 임금협상에 잠정합의했다. 이에 조합원 찬반 투표만 남아 최종 타결시 내용이 공개될 예정이다.

30일 IT 업계에 따르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는 전날 임금 교섭에 대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카카오 노동조합은 추후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잠정 합의안 설명회를 열고 세부 내용을 공유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합의안 수용 여부를 결정한다. 노사는 임금 인상률 등 구체적인 합의 내용을 최종 타결 전까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찬반투표에서 잠정 합의안이 가결되면 노사는 조인식을 열고 올해 임금 교섭을 최종 마무리한다.

카카오 노사는 그간 연봉 총액 인상률과 성과급 재원, 근속 직원에게 지급하는 500만원 상당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등을 보상에 포함할지 여부를 두고 충돌해왔다. 카카오 노조는 1000만원 상당 성과급(영업이익 약 13~14%)과 RSU의 별도 지급을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교섭이 결렬되자 노조의 압박 수위도 높아졌다. 5월 20일 조합원 약 600명이 판교역 결의대회에 참여했으며 같은 달 27일에는 노동위원회 조정 중지 결정 이후 쟁의권을 확보했다. 6월 10일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5개 법인 조합원 1500여명이 참여한 4시간 부분파업이 진행됐다. 같은 달 29일에는 노조 추산 2100명 이상이 하루 동안 연차·오프를 사용하고 업무 시스템에서 로그아웃하는 방식의 '로그아웃데이'에 동참하며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이달 21일에는 판교 아지트에서 카카오뱅크 노조를 중심으로 점심시간 피케팅이 이어졌다.

이번 카카오 노사의 잠정 합의로 카카오지회 소속 사업장 가운데 아직 임협을 마무리하지 못한 곳은 카카오뱅크와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3곳만 남게 됐다. 카카오뱅크는 31일 파업을 예정대로 진행할 예정이다.

카카오 노사가 임금교섭 잠정 합의안을 마련하며 그동안 멈춰있던 신성장동력 사업 재개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카카오톡 내에서 검색과 추천, 결제까지 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 서비스가 곧 출시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글로벌 빅테크와 국내외 공룡들이 생성형 AI 기반의 커머스·플랫폼 상용화 모델을 연이어 출시하며 시장을 선점하는 상황에서 카카오의 핵심 축인 ‘AI 카톡’ 구현 스케줄이 내부 갈등으로 밀리는 것은 기업 가치에 치명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카카오는 그간 챗GPT와 자체 개발 AI 모델 ‘카나나’ 등과 연계한 새로운 카톡 경험을 제시했으나 시장의 반응이 좋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노사 갈등의 장기화로 인해 카카오가 추진하고 있는 인공지능 전환(AX)을 비롯한 경영 전략 전반에 타격이 갈 것이라는 우려가 상당했다. 카카오가 메신저 사업에서 AI 중심으로 사업을 전면 재편하는 과정에 노사 갈등이 불거지며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AI 신사업의 수익화 시점도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다. 시시각각 고도화하는 AI 생태계에서 골든 타임을 확보하기 위한 빠른 결단과 실행은 사업 성공의 필수 요소로 뽑혀서다. 노사 대립이 장기화할수록 시장 내 대외 신뢰도가 하락하는 것뿐만 아니라 대규모 자본 투입과 핵심 개발 인력 영입이 필수적인 AI 신사업 부문의 성장 동력이 고갈될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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