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증시는 미-이란 갈등 완화에 따른 유가 급락과 금리 하락에도 중국발 반도체 노이즈 여파로 하락 출발할 전망이다. 다만 국내 증시의 변동성은 점차 진정 국면에 진입하고 있어 조정 시 주도주 중심의 분할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은 미-이란 갈등 완화에 따른 유가 급락 및 금리 하락 등 우호적인 매크로 환경에도, 중국발 노이즈로 인한 마이크론 등 미국 반도체주 약세 여파로 하락 출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전날 미국 증시는 미국과 이란의 협상 기대감에도 반도체 및 인공지능(AI) 관련 불안 요인이 부각되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0.51%, S&P500지수는 0.02% 상승했지만 나스닥지수는 0.18%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2.2% 내렸다.
중국 기업의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개발 소식과 엔비디아의 순환투자 논란이 반도체주 투자심리를 압박했다. 엔비디아는 5.0% 하락했고 ASML은 5.8%, 마이크론은 2.3%, 샌디스크는 11.0% 급락했다.
한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의 갈등은 협상 기대감이 재차 부각된 영향에 힘입어 완화되고 있다”며 “한때 90달러대 돌파를 시도했던 WTI가 현재 80달러대를 하회하고 있고, 4.7%를 상회했던 미 10년물 금리도 4.64%대로 내려가는 등 매크로 부담은 덜어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주도주인 AI와 반도체를 둘러싼 노이즈는 계속되고 있다. 중국 기업이 정부 지원에 힘입어 DUV 노광장비를 생산하기 시작했다는 뉴스가 반도체주 하락을 촉발했다. 중국 메모리 업체들이 중국산 DUV를 도입하면 장비 조달 병목이 완화되고 증설 능력이 확대돼 범용 디램(DRAM) 공급 증가와 글로벌 메모리 경쟁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다만 한 연구원은 “제조업체 이름과 성능이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고, 초기 물량이 5대, 2027년 20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ASML의 생산능력이 여전히 우위에 있다”고 짚었다. ASML은 2026년 생산능력 목표를 130대로 제시한 상태다.
엔비디아의 순환투자 논란도 단기 변동성 요인으로 꼽혔다. 지난해 오픈AI 순환투자 이슈와 같은 사안이지만, 주말 중 SK하이닉스와 대규모 장기 협력 계약을 체결한 뒤 순환투자의 지속성에 대한 의문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중국 경쟁 이슈, 순환투자 이슈로 변동성이 높아질 소지가 있겠지만 주 중반 이후 국내 반도체 및 미국 하이퍼스케일러 업체 실적을 통해 상황 반전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전날 국내 증시는 주말 중 미국의 이란 공습 중단 소식에 따른 유가 급락으로 상승 출발했다. 장 중반에는 중국 CXMT 주가 폭등에 따른 메모리 업체 경쟁 심화 우려로 급락하기도 했지만, 2분기 실적시즌 기대감 속 기관과 개인의 동반 순매수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는 0.97% 오른 6755.75, 코스닥 지수는 2.22% 상승한 764.86에 거래를 마쳤다.
변동성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27일 기준 VKOSPI는 77.6포인트로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6월 8일 이후 약 33거래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6월 29일 고점인 96.9포인트와 비교하면 약 20% 낮아진 수준이다.
한 연구원은 “절대적인 레벨은 여전히 역사적 평균인 20포인트를 큰 폭으로 웃돌지만 7월 1주 차 평균 91포인트에서 4주 차 82포인트로 하향 안정화 단계에 들어간 점은 국내 고유의 비정상적인 변동성 증폭 현상이 정점을 통과하고 있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쏠림 완화도 긍정적이다. 27일 기준 단일종목 레버리지와 인버스를 포함한 거래대금이 코스피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1.3%로 7월 평균 35.7%를 밑돌았다. 거래대금 회전율도 77.7%로 지난주 100%대에서 낮아졌다.
중국 과창판에 상장한 CXMT가 465%대 폭등하면서 국내 반도체주 수급 약화 우려도 나왔지만, 실제 수급 이탈 여지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CXMT는 아직 외국인 투자자가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후강퉁 종목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 연구원은 “CXMT 상장 흥행이 심리적인 영향은 줄 수 있겠지만 실제 수급 이탈 여지는 제한적”이라며 “현재 국내 증시는 밸류에이션상 바닥권 영역 도달과 주가 및 수급 변동성 정점 통과 국면에 진입한 만큼 조정 시 주도주 중심의 분할 매수 대응 전략의 실효성이 더 클 전망”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