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8월 초·중순 넘기면 다시 매크로 장세”..3분기 1400~1550원 전망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로 국제유가가 최근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았고, 엔·달러 환율이 163엔을 넘어서며 40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원·달러 환율은 오히려 하락세(원화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까지만 해도 유가 급등과 엔화 약세는 원화 약세(원·달러 환율 상승)를 자극하기 충분한 재료였다. 하지만 현재 외환시장은 이른바 ‘수급 장세’로 인해 마이웨이 현상이 펼쳐지는 모습이다.
27일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나스닥 상장과 관련해 하루 10억달러 안팎의 달러 매도 물량이 출회되는 것으로 추정했다. 여기에 조선업체 수출대금 유입과 외국인 주식 순매도 둔화가 맞물리면서 달러 공급 우위의 수급 구도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봤다. 특히,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 ADR 관련 환전 물량이 현재 절반 이상 소화된 상황으로 추정했다. 관련 물량이 소진될 것으로 보이는 다음달 초·중순까지 수급장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박상현 iM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SK하이닉스 ADR 환전 물량이 하루 10억 달러씩 잡히고 있다. 한화오션 환헤지 물량 등 중공업체 물량도 많다. 외국인 주식 순매도도 진정되는 등 2분기와는 다른 수급 환경이 형성됐다”며 “다음달 중순까지는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3분기에는 이란 리스크보다 수급장세 영향력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선임연구원도 “하이닉스 ADR 물량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수급장이 이어질 것이다. 하루 10억달러씩 소화되고 있어 최소 20일은 걸릴 것이다. 현재 절반 이상 소화된 상태로 아직 물량이 남아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외국인 주식 리밸런싱성 주식 매도도 일단락된 데다 월말 네고 시즌까지 겹치고 있다. 네고 물량을 상쇄할 달러 매수 수요가 없어 원·달러 환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며 “중공업체 물량이 소강상태로 접어들고 ADR 물량이 일단락되는 다음달 첫째 주까지는 (수급장이) 환율 레벨을 낮추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규호 한화투자증권 책임연구원 역시 “현재 수급장세는 한화오션 등 조선업체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고 있다”며 “다음달 초·중순은 넘어가야 수급 이벤트가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이번 환율 하락을 달러 공급 확대보다는 달러 수요 약화에 더 무게를 두는 진단도 나왔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무역수지와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졌음에도 그동안 외국인 주식 순매도로 달러 수요가 컸다. 하지만, 최근 코스피가 고점대비 20% 이상 조정되면서 외국인 주식 순매도도 상당히 약해졌다. 정부의 환율 안정 의지 역시 달러 매수 심리를 꺾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출 관련 네고는 꾸준한 반면 달러를 사려는 심리가 꺾인 것이 최근 환율 하락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문정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연초 대비 달러화는 2.8%, 원·달러 환율은 2.4% 올랐다. 달러화 강세와의 키 맞추기가 상당 부분 이뤄졌고, 과도했던 원화 약세도 상당 부분 해소됐다”며 “원·달러 환율이 추가 하락하기 위해서는 중동 리스크 완화와 유가 안정, 미국 금리인상 우려 완화 등 대외 여건 개선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민경원 선임연구원도 “FOMC와 케빈 워시 의장 판단과 중동 협상 재개 여부 등 매크로 이벤트를 점검해야 할 때”라며 “유가가 하향안정된다는 신호가 나온다면 원화는 강세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상현 수석이코노미스트는 “FOMC도 있지만 일본 당국의 시장 개입여부가 원·달러 환율 추가 하락을 좌우할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급장 이후 원·달러 환율이 단기 반등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최규호 책임연구원은 “수급 이벤트가 끝나면 단기 반등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연준 금리 전망과 엔화 움직임을 다시 한번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장대비(오후 3시30분 종가기준) 0.8원(0.05%) 오른 1467.4원에 거래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