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 촬영’ 우려에 카메라 제한 검토
편의성·사생활 보호 균형이 승부처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코드명 ‘N50’으로 불리는 스마트 안경을 2027년 6월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공개하고 같은 해 말까지 소비자용 제품을 출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당초 올해 말 공개와 내년 초 출시를 목표로 했지만 제품 완성도와 개인정보 보호 대책을 보완하기 위해 일정을 늦춘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이 제품 출시보다 약 6개월 앞서 스마트 안경을 공개하는 것은 개발자들에게 전용 앱을 만들 시간을 주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스마트 안경에는 시리 호출과 음악 재생, 전화 통화, 주변 환경 인식, 길 안내 등의 기능이 탑재될 전망이다. 별도의 무선 이어폰 없이 음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온종일 지속되는 배터리도 목표로 삼았다.
최대 난관은 카메라다. 스마트폰보다 촬영 성능은 낮더라도 안경에 카메라가 숨겨져 있어 상대방이 촬영 여부를 알아차리기 어렵다는 불안이 크다. 실제로 미국 일부 법원과 학교, 병원, 체육시설은 카메라가 장착된 스마트 안경의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크루즈 업체 로열캐리비안도 카지노와 화장실, 어린이 시설 등에서 착용을 금지했다.
개인정보 보호를 핵심 가치로 내세워온 애플로서는 카메라 오용 논란이 브랜드 신뢰도 훼손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부담이다. 애플은 촬영 중임을 외부에 명확히 알리는 표시 장치와 이를 훼손하면 촬영을 차단하는 기능 등을 검토하고 있다. 민감한 정보는 서버로 전송하지 않고 기기 안에서 처리하는 방식을 우선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얼굴 인식이나 주변 상황을 계속 분석하는 ‘상시 감지’ 기능은 배제할 가능성이 크다. 이용자가 촬영한 영상을 AI 모델 학습에 활용하거나 외부 인력에 검토하도록 하는 방식도 피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 내부에서는 카메라를 아예 없애거나 사진·동영상 촬영 기능을 차단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이 경우 카메라는 사물과 장소를 인식해 AI에 정보를 전달하는 용도로만 사용된다. 그러나 자녀나 여행, 스포츠 경기 장면을 눈앞에서 보이는 그대로 촬영하는 기능은 스마트 안경의 핵심 매력으로 꼽힌다. 촬영을 지나치게 제한하면 경쟁력이 떨어지고, 허용하면 사생활 침해 논란이 커지는 딜레마인 셈이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제품 출시 후에도 소프트웨어와 운영 정책을 지속해서 보완하고 규제기관·수사기관과 협력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개인정보 보호와 스마트 안경의 편의성 사이에서 애플이 어떤 해법을 내놓느냐가 시장 안착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