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 와인 바꿔치기 대가로 3000만원 수수…檢, 세관 공무원 2명 구속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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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 자금 명목 3000만원 받고 추가로 4000만원 요구
여동생 밀수 제보자로 꾸며 포상금 7500만원 받은 혐의도

▲안동건 서울중앙지검 제1차장검사가 27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브리핑룸에서 압수 와인 바꿔치기 및 밀수 신고 포상금 편취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조소현 기자 sohyun@)

검찰이 압수된 고가 와인을 더미보틀(진열용 가짜 병)로 바꿔치기해 빼돌려 주겠다며 현금을 수수·요구하고 허위 제보자를 내세워 밀수 신고 포상금까지 편취한 혐의를 받는 세관 공무원 2명을 구속기소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박향철 부장검사 직무대리)는 24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와 뇌물 등 혐의를 받는 전 서울세관 공무원 A 씨(49)와 B 씨(52)를 구속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A 씨에게는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 사기,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도 함께 적용됐다.

검찰에 따르면 두 사람은 팀장급(6급)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으로 근무하며 직무상 권한을 악용해 압수물 처리 과정에서 범행을 저지른 혐의를 받는다.

검찰 조사 결과 A 씨와 B 씨는 2023년 8월 와인업계 종사자 C 씨에게 밀수품으로 압수된 고가 와인을 폐기 전 진열용 가짜 병인 더미보틀로 바꿔치기한 뒤 판매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며 검사와 세관 창고장에 대한 로비 자금 명목으로 3000만원을 받아 챙겼다.

이들은 같은 해 12월에는 압수 와인을 실제로 빼돌려 주고 고액의 밀수 신고 포상금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해주겠다며 C 씨에게 추가로 4000만원을 요구한 혐의도 받는다.

A 씨는 동료 세관 공무원이 제보한 2022년 ‘키 성장 영양제’ 관세포탈 사건을 자신의 여동생이 제보한 것처럼 허위 신고서를 작성한 뒤, 이를 근거로 이듬해 3월 국가 포상금 7500만원을 받아낸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A 씨가 세관 공무원에게 포상금을 지급하지 않는 제도를 피하기 위해 대리신고의 허점을 악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관세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지난해 12월 대리신고 제도를 폐지했다.

▲서울중앙지검 (연합뉴스)

이번 사건은 검사의 압수물 처분 지휘 과정에서 범행이 드러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와 B 씨는 압수된 와인 379병에 대해 폐기 지휘를 건의했지만, 검사가 대부분의 밀수 행위가 공소시효가 지나 환부 대상이라고 판단하면서 실제 바꿔치기가 가능한 물량은 16병으로 줄었고 계획은 무산됐다. 이후 C 씨가 추가 금품 요구 사실을 경찰에 제보하면서 수사가 본격화됐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경찰에 두 차례 보완수사를 요구하고 피의자 면담을 통해 주요 쟁점을 확인한 뒤 6월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며, 법원은 이를 발부했다. 경찰은 이달 8일 사건을 송치했고 검찰은 보강 조사를 거쳐 두 사람을 구속기소했다.

이번 사건은 1차 수사기관에 대한 견제 시스템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게 검찰 평가다. 이날 오전 사건 브리핑에 나선 안동건 서울중앙지검 제1차장검사는 “바꿔치기 대상이던 압수 와인이 검사의 수사지휘에 따라 환부되면서 범행 계획이 무산됐다”며 “현행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에 규정된 검사의 압수물 처분 권한과 특사경에 대한 지휘·감독 권한이 있었기 때문에 범행이 드러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곧 시행될 공소청법에서는 검사의 특사경에 대한 수사지휘·감독 권한이 삭제되고, 현재 논의 중인 일부 형소법 개정안에는 압수물 처분 주체를 검사에서 사법경찰관으로 변경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며 “이 경우 유사한 부패 범죄가 발생하거나 암장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안 차장검사는 “압수물은 몰수 등 형 집행의 대상일 뿐 아니라 증거물이기도 하다”며 “공소 제기와 유지, 형 집행을 담당하는 검사가 최종적으로 압수물을 처분해 사법적 통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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