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자동차 15% 관세 유지

미국이 무역법 301조에 따른 '강제노동 관세'를 시행하기로 했지만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은 기존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 적용 품목으로 중복 부과 대상에서 제외됐다. 완성차 업계는 추가 관세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지만 미국의 고관세 기조가 유지되는 만큼 안도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위기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23일(현지시간)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상품의 수입을 금지·집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주요 교역 상대국 60개 경제권에 무역법 301조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새 관세는 기존 10% 보편관세가 종료되는 24일 0시 1분부터 시행된다.
한국산 제품에는 기존 관세를 포함해 총 12.5%가 적용된다. 다만 철강·알루미늄과 자동차·자동차부품 등 기존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 적용 품목은 이번 301조 관세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에 따라 앞서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 이후 타결된 협상을 통해 25%에서 15%로 낮아진 한국산 자동차 관세율도 그대로 유지된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일단 한숨을 돌렸다는 분위기다. 자동차가 301조 관세까지 적용받을 경우 기존 15% 품목관세에 추가 관세가 더해지는 이중 부담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이번 조치로 해당 우려는 해소됐기 때문이다.
다만 관세 부담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현대자동차는 전날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관세 영향으로 2분기에만 약 9000억원의 비용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은 "1분기 관세로 납부한 금액이 9000억원 정도였고 2분기에도 비슷한 수준의 관세를 납부했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관세 효과는 지난해 대비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현지 생산 확대를 통해 관세 영향을 일부 흡수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가동과 미국 생산 비중 확대가 부담을 완화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국내 공장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은 여전히 15% 관세를 부담해야 해 수익성 압박이 이어질 전망이다.
부품업계의 우려는 더 크다. 완성차 업체와 달리 생산기지를 단기간에 미국으로 이전하기 어렵고 장기 공급계약을 맺은 경우가 많아 관세 인상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협력사들은 지난해부터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완성차 업계는 이번 발표로 자동차의 중복 관세 우려는 일단 해소됐지만 통상 불확실성은 여전히 진행형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은 현재 한국을 포함한 16개 경제권을 대상으로 제조업 구조적 과잉생산과 과잉설비를 이유로 별도의 무역법 301조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일부 품목에 추가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남아 있는 만큼 자동차와 부품업계는 향후 후속 조치를 예의주시한다는 방침이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자동차의 중복 관세 우려는 일단 해소됐지만 과잉생산 관련 301조 조사 등 후속 조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며 "기업들은 관세를 상수로 보고 공급망과 수출 전략을 재점검하는 등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