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물류센터 화재예방 법안, 16건 중 15건 국회 계류…안전강화 ‘제자리’[물류센터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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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강화·비용 부담 대립에 심사 후순위…"안전관리 법제화 시급"
획일적 면적·층수 기준 한계… 공정 특성·화재위험도 반영 지적

▲21일 오전 인천 서해구 쿠팡 물류센터에서 소방관들이 잔불 정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 서해구 쿠팡 32물류센터 화재를 계기로 물류센터 화재 예방과 대형 창고시설 안전관리 강화 필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2021년 경기 이천시에서 발생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이후 관련 법안이 잇따라 발의됐지만, 여전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22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2대 국회에서 발의된 ‘화재의 예방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화재예방법)’ 개정안은 총 16건이다. 이 가운데 공포된 법안은 1건에 그쳤고, 나머지 15건은 국회에 계류 중이다.

계류 법안에는 화재안전조사 대상 확대와 소방안전관리 강화, 자동소화설비 설치 확대, 화재 취약시설 관리 강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대형 물류창고와 공장 등 고위험 시설의 화재 예방 체계를 보완하자는 취지지만 상당수는 상임위원회 심사 단계에 머물러 있다.

화재 예방 필요성을 두고 여야 모두 이견이 없지만, 규제 강화와 산업계 부담 등으로 인해 입법 우선순위가 뒤로 밀린 영향이 크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반복되는 대형 화재에도 관련 법안이 장기간 계류 중인 이유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관계자는 “화재안전 강화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있지만 적용 대상과 비용 부담 등을 놓고 추가 검토가 필요한 법안들이 적지 않다”며 “우선순위에서 밀리면서 심사가 지연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현행 제도가 면적과 층수 중심의 획일적인 기준을 적용해 공정 특성과 실제 화재 위험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 제도 보완 필요성을 지적하고 있다. 공장과 물류 시설은 취급 물질과 설비 배치, 공간 구조에 따라 화재 위험이 달라질 수 있지만 현행 소방시설 기준은 이 같은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에 소방시설 설치 기준을 단순한 면적·층수 중심에서 공정 특성과 화재위험도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개선하고,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지능형 화재 조기감지 시스템 도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게 입법조사처의 제언이다. 또한 산업안전과 소방안전으로 나뉜 관리 체계를 보완해 관계기관 합동점검을 정례화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번 화재를 기점으로 그동안 계류 중인 관련 법안 처리가 다시 속도를 낼지도 주목된다. 반복 되는 대형 화재를 계기로 자동화 물류센터와 리튬이온 배터리 등 새로운 위험 요인을 반영한 안전관리 체계를 법제화해야 한다는 요구도 커지고 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화재 발생 후 진압에 의존하거나 예방대책 수립에만 머물 것이 아니라 화재 예방관리와 함께 화재 발생 초기 신속하게 확산을 억제할 수 있는 대응체계도 함께 강화해야 한다”며 “물류센터의 대형화와 자동화에 맞춰 화재 예방과 초기 대응을 포괄하는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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