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달 말 발표할 세제개편안에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등 보유세 강화와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실거주 요건 강화 등이 담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대체로 보유세 강화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매물 잠김'을 피하기 위한 이른바 '양도세 완화 출구전략'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21일 본지 통화에서 "수도권, 특히 서울은 공급을 아무리 늘려도 주택 수요가 집중되는 도시라 세금으로 수요를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며 "보유세를 올리면 거주하지 않는 서울집을 계속 보유하려는 유인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보유세와 양도세 부담을 함께 강화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대체로 경계했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보유세 부담으로 매물이 시장에 나와야 가격이 안정되는데 양도세 부담까지 커지면 '정권이 바뀔 때까지 버티자'는 심리가 생긴다"며 "다주택자가 자유롭게 매도할 수 있도록 가치 변화에 따른 차익은 인정해줘야 한다. 양도세는 수긍할 만한 수준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보유세를 높이는 것은 필요하지만 집을 팔 수 있는 출구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도 보유세와 양도세를 동시에 강화하면서 집값 안정에 실패한 바 있다"고 말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도 "보유세를 올리면 양도세는 낮춰 부동산이 소유 중심이 아닌 이용 중심으로 전환되도록 해야 한다"며 "양도세가 지나치게 높으면 거래가 막히고 시장 왜곡이 심해진다"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 임대차시장의 90%는 개인 다주택자가 공급하는 만큼 다주택자에 대한 무조건적인 규제보다 임대주택 공급 기능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시장에서는 보유세를 올리면 양도세와 취득세를 그만큼 낮춰 총부담을 맞춰야 한다고 보지만 정부 입장은 이러한 시각과 차이가 있다"며 "전세를 제공하는 다주택자를 정부가 심하게 때리면 세입자들도 멀쩡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문윤상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양도차익의 최대 80%까지 비과세되는 현행 장특공제는 감면율이 과도해 공제 자체를 줄이는 것은 찬성"이라면서도 "갑자기 (공제율을) 80%에서 40%까지 확 줄인다면 다음 대선까지 매물이 묶이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몇 년 뒤에 다음 정권이 들어서서 양도세를 풀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생기기 때문"이라며 "점진적으로 변화를 주며 시장에 신뢰를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종부세 과세 기준도 보유 주택 수가 아닌 주택의 합산가액을 중심으로 개편해야 조세 형평성을 높일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김정식 교수는 "다주택자 과세를 강화할 필요는 있지만 보유 주택 수가 아닌 합산가액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면 된다"며 "주택 수를 기준으로 하니 '똘똘한 한 채'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환 교수도 "다주택자와 1주택자를 기계적으로 구분하기보다 총 가액에 따라 세금을 산정하는 것이 형평에 맞는다"고 했다.
이번 세제개편의 영향은 제한적일 거라는 의견도 있었다. 문윤상 연구위원은 "현재 거론되는 내용만 보면 초고가 주택 보유세 강화, 장특공제 실거주 중심 개편 정도인데 적용 대상이 '핀셋' 수준으로 매우 좁아 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