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려는 도입 전부터 많았다. 단일종목에 2배 레버리지를 허용할 경우 단기 투기 수요가 집중되고,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내용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코스피와 각종 지수·파생상품에 미치는 영향이 큰 종목이다. 일반 개별주와 같은 기준으로 접근하기 어려웠다.
취재 현장에서 느껴진 금융위원회 내부 분위기도 기대보다는 걱정에 가까웠다. 왜 굳이 이런 상품까지 허용해야 하느냐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그런데도 제도 도입에는 속도가 붙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대통령 업무보고 과제로 추진됐고, 해외로 향하는 투자 수요를 국내로 돌려 자금 유출을 줄이겠다는 정책적 판단이 앞섰다.
청와대와 금융당국 판단을 따로 떼어 보기도 어렵다. 청와대가 자본시장으로 자금을 끌어오겠다는 방향을 제시했고, 금융위는 이를 제도로 만들었다. 충분한 검증보다 속도를 앞세웠다는 점에서는 모두 책임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문제가 커진 뒤 모습도 개운하지 않다. 청와대가 신속한 보완책을 주문하자 금융당국은 운용사와 증권사에 대책을 요구했다. 업계 역시 과도한 마케팅과 투자자 보호 문제를 돌아봐야 한다. 다만 정책의 문을 열어놓고 부작용이 나타난 뒤 업계에 해법부터 내놓으라고 하는 것은 순서가 뒤바뀐 듯하다.
이번 대책은 과열된 수요를 줄이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다. 투자 문턱을 높이고 신규 상품 공급을 막으면 상품 규모가 빠르게 커지는 것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기존 상품 구조는 그대로다. 일일 수익률 2배를 맞추기 위한 리밸런싱은 계속된다. 투자자 유입을 줄이는 조치일 뿐, 이미 상장된 상품이 시장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까지 없애는 대책은 아니다. 시장에서 상장폐지가 아니라면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그렇다고 상장폐지가 현실적인 해법도 아니다.
결국 사후적으로 꺼낼 수 있는 카드는 많지 않다. 그래서 도입 과정이 더 아쉽다. 처음부터 대상 종목과 상품 수, 순자산 규모를 제한하고 시장 영향을 확인한 뒤 단계적으로 확대했어야 했다. 급등락 때 발생할 리밸런싱 물량을 시장이 감당할 수 있는지도 먼저 따져봤어야 한다.
해외에서 거래되는 상품을 국내 투자자에게도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일리가 있다. 금융상품 혁신도 필요하다. 그러나 정책적 필요가 크다고 위험까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이번 사태의 문제는 뒤늦게 브레이크를 밟았다는 데만 있지 않다. 시장이 감당할 수 있는지 충분히 살피기 전에 가속페달부터 밟았다는 데 있다. 새로운 상품일수록 작게 시작하고, 문제가 없는지 확인한 뒤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신중함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