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주 국내 증시는 반도체 대형주 변동성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발 수급 불안이 맞물리며 급등락을 반복했다. 다음 주에는 미국 빅테크 실적 발표와 인공지능(AI) 투자 계획, 국내 2분기 실적 시즌이 지수 반등의 지속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 주 코스피 지수는 전주(10일) 7475.94 대비 655.34포인트(8.77%) 하락한 6820.60으로 마감했다.
이번 주 증시는 반도체 업황 고점 논란, 외국인 포지션 조정, 레버리지 ETF 변동성이 겹치며 투자심리가 크게 흔들렸다. 코스피 지수는 6월 22일 9114.55를 기록한 뒤 7월 중순까지 20% 넘게 조정받았다. 단기간 낙폭이 컸던 만큼 밸류에이션 매력은 커졌지만, 지수를 떠받치던 개인 수급의 체력과 반도체 실적에 대한 신뢰가 동시에 시험대에 오른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조정을 펀더멘털 훼손보다 수급 충격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6배 중반까지 낮아졌고, 기업 이익 추정치는 크게 꺾이지 않았다.
안지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26년 코스피 영업이익은 970조원으로 예상되며 1분기 리뷰 당시보다 60조원 이상 상향 조정됐다”며 “2분기 코스피 영업이익은 약 228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4% 성장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익 개선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된 점은 부담이다. 안 연구원은 “코스피 전체 기업의 영업이익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비중이 66%, 당기순이익 기준으로는 70% 수준”이라며 “코스피 이익 대부분이 두 기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다음 주 핵심 변수는 미국 빅테크 실적이다. 시장의 관심은 한국시간 23일 새벽 발표되는 알파벳 실적에 쏠린다. 알파벳은 하이퍼스케일러 가운데 가장 먼저 실적을 공개하는 대형 기술주로, AI 투자 사이클의 지속성을 확인할 첫 시험대로 꼽힌다. 클라우드 성장세, 자체 반도체 경쟁력, AI 수익화, 자본지출(CAPEX) 가이던스가 투자심리의 방향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황산해 LS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이번 실적 시즌에서 빅테크의 자금조달 여력과 AI 투자 지속 가능성을 다시 확인하려는 국면”이라며 “클라우드 성장, AI 수익화, 비용 효율화가 동반된 CAPEX 상향 여부가 향후 방향성을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에서는 2분기 실적 시즌이 본격화한다. 다음 주 삼성바이오로직스, KB금융, 신한지주,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현대로템, 삼성중공업, 두산로보틱스 등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반도체 외 업종으로 실적 기대가 확산되는지 여부가 지수 반등의 폭을 좌우할 전망이다.
업종별로는 반도체와 IT하드웨어, 에너지, 조선의 이익 성장률이 높게 예상된다. 유진투자증권은 2분기 영업이익 성장률이 반도체 1031%, 에너지 675%, IT하드웨어 259%, 조선 152% 순으로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운송, 상사·자본재, 필수소비재, 화장품, 유틸리티 등은 전년 대비 감익이 예상된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현물 매수의 지속 여부가 중요하다. 급락 과정에서 개인이 투매에 나선 반면 외국인과 기관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순매수 주체가 교체되는 흐름도 나타났다. 원·달러 환율이 안정되고 반도체 대형주의 외국인 지분율이 역사적 저점권에 머문 만큼 외국인 매수가 이어질 경우 반등 탄력은 커질 수 있다.
이재만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수요와 공급, 이익의 방향성 모두 이번 급락을 정당화할 정도로 변한 것은 없다”며 “다음 주 하이퍼스케일러 실적 발표가 한국시각 23일 새벽 알파벳을 필두로 시작된다”고 했다.
다만 레버리지 자금 부담은 여전히 변수다. 신용융자와 미수거래는 금리 환경과 주가 변동성에 민감하다. 반도체 대형주에 개인 신용잔고가 집중된 만큼 주가 급락 시 반대매매와 손절 매물이 단기 낙폭을 키울 수 있다. 변동성 장세에서는 지수 방향보다 수급의 질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빅테크 실적과 AI CAPEX 가이던스, 국내 기업 실적, 외국인 수급이 맞물리며 업종별 차별화가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알파벳이 AI 투자 지속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확인시켜준다면 반도체와 AI 인프라주 중심의 반등이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CAPEX 전망이 유지 또는 하향될 경우 AI 투자 사이클에 대한 의구심이 다시 커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낙폭 과대 구간에서 기계적인 매도보다는 실적과 수급을 확인하며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 국면은 글로벌 버블 붕괴의 초입이나 금융 시스템 위기의 시작점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급락의 원인이 시스템 리스크가 아닌 한 하락 구간에서의 기계적 매도는 훗날의 반등을 놓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