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결승 앞두고 '징계 변수'⋯잉글랜드 꺾고 왜 '말비나스' 꺼냈나 [북중미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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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비나스는 아르헨티나 땅'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팬들에게 환호하는 아르헨티나 선수들. (AFP/연합뉴스)
잉글랜드를 상대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결승에 오른 아르헨티나가 경기 직후 뜻밖의 논란에 휩싸였다. 선수들이 ‘말비나스는 아르헨티나의 영토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그라운드에 펼쳐 보였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준결승에서 잉글랜드를 2-1로 꺾었다. 후반 10분 앤서니 고든(뉴캐슬)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40분 엔소 페르난데스(첼시)가 동점골을 터뜨린 데 이어 추가시간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인터 밀란)의 역전골까지 나오면서 2회 연속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논란은 경기가 끝난 뒤 시작됐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미드필더 조바니 로셀소(레알 베티스)를 비롯한 선수들은 ‘Las Malvinas son Argentinas(말비나스는 아르헨티나의 영토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팬들과 승리의 기쁨을 나눴다. 현수막은 애초 관중석의 아르헨티나 팬들이 들고 있던 것으로 추정된다. 선수들은 이를 건네받아 그라운드에 펼쳐놓고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말비나스’는 영국이 포클랜드 제도라고 부르는 남대서양 군도의 아르헨티나식 명칭이다. 현재 영국이 실효 지배하고 있지만 아르헨티나는 자국 영토라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양국은 1982년 이 섬의 영유권을 놓고 전쟁까지 벌였다. 아르헨티나 군사정권이 포클랜드 제도를 침공하면서 시작된 전쟁은 약 두 달 만에 아르헨티나의 항복으로 끝났다. 이 과정에서 아르헨티나군 649명과 영국군 255명, 민간인 3명이 숨졌다. 전쟁에서는 패했지만 아르헨티나는 지금도 말비나스 제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역사적 배경 탓에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의 축구 맞대결은 단순한 국가대표 경기 이상의 의미를 지녀왔다. 1986 멕시코 월드컵 8강에서 디에고 마라도나(당시 SSC 나폴리)가 잉글랜드를 상대로 기록한 ‘신의 손’ 골과 수비수 5명을 제친 이른바 ‘세기의 골’도 포클랜드 전쟁이 끝난 지 불과 4년 만에 나왔다. 당시 경기는 아르헨티나 사회에서 전쟁 패배의 상처를 축구로 되갚은 승부처럼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말비나스는 아르헨티나 땅'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펼치는 조바니 로셀소. (AFP/연합뉴스)
FIFA는 경기장 안에서 정치적 성격을 띤 현수막과 깃발, 전단, 의류 등의 반입과 노출을 금지하고 있다. 국제축구평의회(IFAB) 경기 규칙도 선수 장비에 정치적ㆍ종교적ㆍ개인적 구호나 문구, 이미지를 표시할 수 없도록 규정한다. 위반 행위로 판단되면 선수 또는 팀은 대회 주최 측이나 국가협회, FIFA의 제재를 받을 수 있다.

징계 여부가 곧바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FIFA는 통상 심판과 경기 감독관 등의 보고서를 제출받은 뒤 해당 행위의 성격과 규정 위반 여부를 판단한다. 이번 현수막이 정치적 표현으로 결론 날 경우 선수 개인이나 아르헨티나축구협회에 제재가 내려질 가능성이 있다. FIFA는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아르헨티나는 20일 미국 뉴저지주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스페인과 결승전을 치른다. 우승하면 브라질과 이탈리아에 이어 월드컵 2연패를 달성한 역대 세 번째 국가가 된다. 결승행의 환희 속에서 등장한 현수막 한 장이 경기장 밖의 역사와 정치까지 다시 불러내면서 FIFA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에도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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