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은 월요일’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4조원 가까이 사들인 개인 투자자들이 이틀간 이어진 반등장에서 5조원 넘게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13일 삼성전자 1조1012억원, SK하이닉스 2조792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두 종목 합산 순매수액은 3조8938억원이다.
당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0.70% 내린 25만4500원, SK하이닉스는 15.37% 급락한 184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도체 업황 고점과 인공지능(AI) 설비투자 둔화 우려로 외국인과 기관이 쏟아낸 물량을 개인이 대거 받아냈다.
개인은 반등이 시작되자 곧바로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14일 삼성전자 1조617억원, SK하이닉스 2조5442억원을 순매도한 데 이어 15일에도 각각 3882억원, 1조1533억원을 팔아치웠다. 이틀간 개인의 두 종목 합산 순매도액은 5조1474억원이다.
급락 당일 대규모 저가 매수에 나섰지만 이틀간의 반등 과정에서 최종적으로는 두 종목의 비중을 총 1조2536억원 줄인 셈이다. 급락 당시 매수한 물량을 정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존 보유 물량까지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개인 투자자의 삼성전자 순매수 거래대금을 순매수 수량으로 나눈 추정 매수단가는 26만1748원 수준이다. 매도대금과 매도수량으로 추정한 14일 매도단가는 25만9050원, 15일은 28만46원이다. SK하이닉스 추정 매수단가는 13일 193만8488원, 14일 평균 매도단가는 183만2585원, 15일은 212만1801원으로 계산됐다.
한 투자자가 13일 사들인 물량을 14, 15일에 걸쳐 팔았다고 가정하면 손실을 기록했다. 개인투자자는 13일 삼성전자 420만6987주를 순매수한 뒤 14~15일 549만6429주를 순매도했다. SK하이닉스는 144만630주를 순매수한 뒤 이틀간 189만5364주를 순매도했다. 매도 수량은 13일 매수 수량의 각각 130.7%, 131.6%에 달한다. 13일 순매수 수량만으로 봤을 때 개인은 삼성전자를 26만1748원에 사서 14~15일 25만9421원, SK하이닉스를 193만8488원에 사서 184만9318원에 팔았다. 두 종목을 합친 손실은 약 1382억원으로 추산된다. 성공적으로 급등락에 대응하지는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14일 3.34% 오른 데 이어 15일 6.27% 상승했고, SK하이닉스도 각각 3.69%, 8.83% 급등했다. 그러나 개인 순매수 물량 대부분이 상대적으로 반등 폭이 작았던 14일 매물로 나온 탓에 15일 급등 효과를 충분히 누리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개인의 매도는 반도체와 전자부품주 전반으로 확산했다. 개인은 29.88% 급등한 한미반도체를 2037억원 순매도했고 삼성전기 1006억원, SK스퀘어 852억원, 삼성전자우 540억원을 각각 팔았다. 반도체주가 급반등하자 차익 실현과 손실 축소를 위한 매물이 동시에 출회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하락 종목에는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 13.49% 하락한 파라다이스를 167억원, 14.62% 내린 롯데관광개발을 148억원 순매수했다. 두산에너빌리티도 사흘 연속 순매수하며 누적 777억원을 사들였다.
삼성전기는 15일 12.14% 급등하자 개인이 1006억원을 순매도했지만 13일 급락 당시 3012억원을 사들인 영향으로 사흘 누적 기준 1728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는 급락 때 유입된 개인 자금이 빠르게 이탈한 반면 일부 낙폭 과대 종목에는 매수 물량이 남아 있는 모습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수요 우려나 AI 설비투자 우려가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증시가 이미 과매도권에 들어가 있었기 때문에 물가 지표에 강하게 반응했다”며 “펀더멘털 우려가 남아 있어도 과매도권에서는 반등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안현국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7~8월에도 변동성이 높은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판단한다”며 “반등 시 낙폭이 과도했던 반도체가 먼저 반등하겠지만 개인들의 매수세가 확산되는 점을 고려하면 2차전지와 소프트웨어 종목에도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