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죄인이 아닙니다”…거리 나온 홈플러스 점주들, 생존권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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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앞에서 집회…“장사 계속하게 해달라”
정부 선제 개입·MBK 책임 있는 결단 촉구

▲15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 전국 홈플러스 입점 점주 협의회가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며 집회를 하고 있다. (서이원 기자 @iwonseo96)

“우리는 세금으로 살려달라는 특혜를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법을 믿고 계약한 국민을 지켜달라는 것입니다.”

홈플러스 입점 점주들이 정부와 MBK파트너스를 향해 생존권 보장을 촉구하고 나섰다. 회생절차 폐지와 전국 점포 휴점 결정 이후 영업 기반이 무너지면서 판매대금과 보증금 보호, 정상 영업 보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전국 홈플러스 입점 점주 협의회는 15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법을 믿고 계약한 소상공인이 하루아침에 일터를 잃게 생겼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과 MBK의 책임 있는 결단을 촉구했다.

김병국 협의회장은 “열흘 전 회생절차가 폐지되면서 점주들은 벼랑 끝에 몰렸다”며 “그런데도 MBK는 사태를 수습하기는커녕 13일 기습적으로 전국 매장 휴점을 발표했다. 점주들과 단 한 번도 상의하지 않았고, 우리는 언론 보도를 통해 휴점 사실을 알게 됐다”고 비판했다.

김 회장은 “매장문을 닫는 것은 하루 장사를 못 하는 문제가 아니라 준비한 식자재를 폐기하고 예약을 취소하며 직원들의 일자리까지 위협받는 일”이라며 “대주주라면 마지막까지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점주들은 판매대금 미지급과 보증금 회수 불확실성으로 생계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정부는 4400억원 규모의 회생 지원을 준비하고 있지만 지금 필요한 것은 사후 지원이 아니라 사태가 더 악화하지 않도록 하는 선제적 개입”이라며 “홈플러스를 살리면 그 안에서 생계를 이어가는 수많은 점주와 노동자, 협력업체도 함께 살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뭘 달라고 외치는 것이 아니다. 장사를 계속하고, 직원들을 지킬 수 있게 호소하는 것”이라며 “더 늦기 전에 정부가 나서달라. MBK는 책임있는 결단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15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 전국 홈플러스 입점 점주 협의회가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며 집회를 하고 있다. (서이원 기자 @iwonseo96)

현장에 참석한 점주들도 영업 현장의 어려움을 직접 전했다. 충북 청주에서 올라온 한 점주는 “청소 인력이 없어 점주들이 직접 매장과 화장실을 청소하고 있다”며 “혹시라도 상황이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 하나로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점주들도 국민이다. 생존권을 보장받고 싶다”고 호소했다.

대구 성서점에서 키즈카페를 운영하는 점주는 “우리가 무슨 잘못을 했기에 이렇게 거리에서 울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편하게 장사하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부산에서 올라온 한 카페 점주는 “열심히 하루하루 장사를 하고 살아왔는데, 단전·단수 걱정을 하면서 판매대금과 보증금도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마지막으로 뭐라도 해보자는 마음으로 집회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협의회는 이날 공동 요구사항을 통해 △미지급 판매 대금 신속·안전하게 지급 △임차인의 권리와 임차 보증금 보호 대책 마련 △자산 처분 과정에서 소상공인 피해 최소화 △사각지대 조사 및 재발 방지 제도 개선 △새 운영 주체 결정 시 임차인의 안정적 영업 위한 방안 마련 등을 요구했다.

아울러 이들은 계약서를 상징하는 종이를 들고 헌법 조항을 낭독한 뒤 바닥에 내려놓는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점주들은 “우리는 싸우러 온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다시 믿고 싶어서 왔다”며 “정부가 즉각 행동해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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