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3.7% 상승에 전기료는 두 배…소상공인 ‘한숨’

기사 듣기
00:00 / 00:00

내년 최저임금 1만700원 확정…올해보다 380원 올라
“매출 주는데 인건비 부담은↑…허탈감 감출 수 없어”
폭염 겹쳐 전기료 2배 치솟아…식재료비까지 이중고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14차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700원으로 최종 결정된 뒤 권순원 최저임금위원장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날 마지막 13차 수정안으로 근로자 측이 시간당 1만730원, 사용자 측이 1만700원을 제시한 뒤 위원 27명을 대상으로 투표에 부쳐 근로자위원 안이 11표, 사용자위원 안이 15표, 무효표 1표로 사용자위원 안으로 의결됐다. 2026.7.14 (연합뉴스)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700원으로 결정되면서 소상공인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경기 부진과 고물가로 매출은 줄어든 가운데 인건비가 추가로 오르고, 폭염으로 냉방비와 식재료비 부담까지 겹치면서 경영 여건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5일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전원회의에서 2027년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380원, 3.7% 오른 1만700원으로 결정됐다. 주휴수당을 포함한 실질 시급은 1만2840원이며, 월 환산액은 주 40시간·월 209시간 기준 223만6300원이다.

소상공인 현장에서는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추가 고용을 포기하거나 점주가 직접 근무시간을 늘리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관악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고장수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이사장은 “매출의 20%가량이 인건비로 나간다. 한창 장사가 잘될 때는 직원 8명을 고용했지만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현재는 4명까지 줄였다”며 “지금도 최소 인원으로 운영하고 있어 추가 채용보다 키오스크와 전자동 커피머신 등 자동화 설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편의점업계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중학 GS25경영주협의회 정책국장은 “예전에는 근무자들이 맡던 시간을 지금은 점주가 대신 채우고 있다”며 “매장이 잘될 때보다 근무자 2명 이상을 줄였고, 그 자리를 주당 80시간가량 직접 일하며 메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건비를 아끼려고 사람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버티기 위해 점주가 직접 일하는 것”이라며 “매출은 줄고 원가와 전기료는 오르는데 인건비까지 계속 오르니 점주들의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결정 직후 입장문을 내고 “소상공인의 지불 능력을 외면한 결정에 깊은 유감과 허탈감을 감출 수 없다”고 밝혔다. 중소기업계도 유감을 나타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현장의 지불 능력을 벗어난 결정”이라며 “한계에 놓인 영세기업과 소상공인은 인건비 부담으로 고용을 줄이거나 폐업에 이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송치영 소상공인연합회장 등 소상공인업계 관계자들이 2일 고용노동부 청사 앞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소상공인연합회)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냉방비 등 고정비 상승도 소상공인에게 부담이다. 경북 포항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최성자 대표는 “인건비도 이미 많이 오른 상황인데 여름에는 전기요금 부담까지 심각하다”며 “폭염이 계속되면 소상공인이 감당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야채 가격 등 원재료비까지 오르면서 여름철 부담이 더 커졌다”고 덧붙였다.

최 대표가 운영하는 식당은 테이블 11개와 별도 방을 갖춘 약 50석 규모다. 평소에는 에어컨 한 대를 가동하지만 손님이 몰리면 두세 대를 동시에 틀어야 한다. 이에 평소 40만원가량인 전기요금은 여름철 80만~85만원까지 오른다.

불판을 사용하는 음식점은 냉방 부담이 더욱 크다. 포항에서 냄비 갈빗집을 운영하는 이미양희 한국외식업중앙회 포항 남구지부장은 에어컨 두 대와 선풍기를 함께 가동해도 매장 내부 온도가 29~30도 아래로 잘 내려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중기부가 전통시장 폭염 대응 지원에 나섰지만 개별 점포의 전기료 부담을 낮추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기부는 올해 9개 시장에 쿨링포그를 설치하고 1개 시장에 이동식 냉풍기를 지원했다. 관련 예산 확대도 검토 중이지만 구체적인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

이 지부장은 “손님이 있든 없든 에어컨과 냉장·냉동설비는 계속 돌려야 한다”며 “전기료와 가스비, 식재료비, 인건비가 모두 올라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최저시급보다 더 지급해도 더운 날에는 일할 사람을 구하기 어렵다”며 “폭염기에는 전기요금을 감면하는 등 고정비 부담을 낮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