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입매수 구조 따른 금융비용 부담이 현금흐름 압박했나

홈플러스가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이후 약 10년 동안 이자 지급에 2조7000억원에 가까운 현금을 쓴 것으로 분석됐다. 차입매수(LBO) 방식의 인수 구조가 홈플러스의 현금흐름에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MBK는 2015년 말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당시 지배구조는 ‘MBK→한국리테일투자→홈플러스홀딩스→홈플러스스토어즈→홈플러스’로 이어지는 구조였다. 이후 2019년 말 인수금융 차환을 거치며 현재의 ‘MBK→한국리테일투자→홈플러스’ 구조로 바뀌었다.
시장에서는 홈플러스의 재무 부담을 분석할 때 홈플러스홀딩스와 홈플러스스토어즈, 홈플러스를 하나의 실체로 봐야 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2020년 6월 공개된 홈플러스 감사보고서에도 합병의 회계상 취득자가 홈플러스홀딩스이며, 전기 재무제표가 홈플러스홀딩스 연결재무제표라는 내용이 담겼다.
홈플러스홀딩스와 홈플러스스토어즈, 홈플러스의 현금흐름표상 ‘이자의 지급’ 항목을 종합하면 MBK 인수 이후인 2016년 1월부터 2026년 2월까지 약 10년간 이자 지급에 쓰인 현금은 총 2조6942억원으로 집계된다. 연평균 약 2700억원 수준이다.
이는 MBK 인수 이전과 비교해 크게 늘어난 규모다. 2012년 3월부터 2015년 2월까지 홈플러스 손익계산서와 현금흐름표 등을 종합하면 연간 이자 지급 현금은 평균 940억원 안팎으로 파악된다. 단순 비교하면 MBK 인수 이후 이자 지급 부담이 약 3배 확대된 셈이다.
신용평가업계는 MBK의 홈플러스 인수 당시에도 재무 부담 확대 가능성을 지적한 바 있다. MBK가 홈플러스 인수에 약 7조2000억원을 투입했고,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인수금융 차입금으로 조달됐기 때문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015년 11월 홈플러스스토어즈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면서 인수금융의 상당 부분이 차입으로 조달되고 홈플러스 계열이 직접적인 차입 주체가 되면서 회사 전반의 재무적 부담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또 계열사 지분과 부동산 등이 인수금융 담보로 활용되면서 재무적 융통성도 과거보다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홈플러스는 최근 회생절차 폐지 결정으로 다시 기로에 섰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3일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를 폐지했다. 홈플러스가 회생절차를 재개하려면 약 2000억원의 운영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MBK와 김병주 회장은 이 가운데 1000억원에 대해 연대보증을 제공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나머지 1000억원에 대해서도 추가 지원 의사를 밝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 사태를 계기로 사모펀드의 차입매수 구조와 인수 이후 재무전략이 기업의 장기 경쟁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통업 경쟁 심화와 소비환경 변화가 홈플러스 부진의 배경으로 꼽히지만, 인수 이후 확대된 금융비용 부담 역시 회생 위기의 한 축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