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8800가구 예정돼 공급 꾸준
미분양 감소·전망 개선에 부동산시장 활기
”기대감 커지지만…고용·정주수요 따져봐야”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기대감으로 광주 부동산시장에 모처럼 활기가 감도는 가운데 향후 주택 공급 규모는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는 그동안 주택 수요보다 공급이 많았고 올해와 내년에도 상당한 입주 물량이 예정돼 있어 당장 주택 부족을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시선도 있다. 향후 공급 계획은 클러스터가 창출할 고용·정주 수요를 면밀히 파악한 뒤 인구 변화와 산업 자동화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13일 광주시와 지역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광주 지역 신축 분양 아파트 입주 물량은 상반기 5400가구, 하반기 4900가구를 합쳐 총 1만300가구로 집계됐다. 최근 3년 가운데 가장 많은 규모다. 특히 올해 하반기에는 ‘힐스테이트 첨단센트럴’, ‘첨단제일풍경채 그랑포레’, ‘위파크 일곡공원’, ‘중외공원 힐스테이트’ 등 1000가구 이상 대단지의 입주도 잇따를 예정이다. 내년에도 중앙공원과 송암공원, 운암산공원, 봉산공원 등 민간공원 특례사업 물량을 중심으로 총 8800가구가 입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e-나라지표’에 따르면 가장 최근 통계인 2024년 기준 광주의 주택보급률은 106%로 물론 전국 평균(103%)보다 높다. 올해와 내년 예정된 입주 물량까지 고려하면 광주의 주택 공급 여력은 다른 지역과 비교해 크게 뒤처지진 않는다.
그동안 광주는 인구 감소와 주택 수요 위축으로 공급 부족보다 미분양 누적이 주요 현안으로 꼽혀왔다. 이에 따라 올해 대규모 입주 물량이 예정되면서 공급 과잉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그러나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이 확정된 이후 기업과 종사자 유입에 대한 기대가 확산하면서 시장 분위기도 달라지는 모습이다.
반도체 클러스터 확정 소식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전부터 미분양 물량도 감소세다. 광주시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광주 지역 미분양 주택은 1259가구로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적었다. 같은 달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도 709가구로 올해 들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향후 분양시장에 대한 기대도 높아졌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조사한 광주의 7월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88.2로 전월보다 32.6포인트(p) 상승했다.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이처럼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이 지역 부동산 경기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실제 주택 수요로 이어질지는 신중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광주는 반도체 호재를 제외하면 인구가 감소하는 지역인 데다 산업의 첨단화·자동화로 과거 제조업 단지보다 고용 창출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어서다. 산업단지 규모나 투자액만을 토대로 주택 공급을 급격히 늘리면 중장기적으로 미분양 부담이 다시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임미화 전주대 부동산국토정보학과 교수는 “반도체 산업은 기계화·자동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산업단지 규모만으로 고용 인구나 정주 인구를 단순 추산해서는 안 된다”며 “과거 산단 근로자가 대거 유입될 것이라는 전제로 택지와 상업용지를 공급했지만 실제 인구 이동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사례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업이 중장기적으로 추진되는 만큼 준공 시점의 산업구조와 노동력 수요, 주거 이동 가능성 등을 면밀히 따져 적정 개발 규모를 산정해야 한다”며 “현재의 기대만으로 대규모 택지를 조성하면 향후 미분양이나 기반시설 유지비 등 지역사회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