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메모리 ‘슈퍼사이클’…삼성·SK·마이크론 투자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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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TS “메모리 시장 올해 250% 성장”
AI 수요가 공급 앞질러

▲경기 용인시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현장. 신태현 기자 holjjak@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유례없는 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생산능력(캐파) 확보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제기됐던 ‘피크아웃(정점 통과)’ 우려와 달리 업계는 당분간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대규모 투자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 규모가 지난해 7956억달러보다 90% 증가한 1조5112억달러(약 2279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메모리 시장은 전년 대비 250% 성장한 8039억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메모리 업계가 통상 1~2년 주기로 반복했던 업황 사이클에서 벗어나 AI 인프라 투자 중심의 구조적 성장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같은 전망은 최근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SK하이닉스 경영진의 발언에서도 확인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미국 CNBC와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AI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확신한다”며 “향후 5년 안에 생산능력을 두 배로 늘리더라도 고객들은 그것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한다”고 밝혔다.

실제 SK하이닉스 ADR은 나스닥 상장 첫 거래일 공모가(149달러)보다 13.08% 오른 168.4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에서는 AI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호황이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뉴욕 나스닥 마켓사이트에서 열린 '오프닝 벨' 행사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CEO, 고승범 SK하이닉스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이 타종을 하며 나스닥 ADR 거래 개시를 알리고 있다. (사진제공=SK하이닉스)

메모리 3강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은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생산능력이 곧 시장 점유율로 이어지는 만큼 주요 업체들은 수천조원 규모의 증설 경쟁에 뛰어든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 P5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에 2030조원을, 호남권에 400조원을 투자해 메모리 팹 2기를 추가 건설할 계획이다. 특히 용인 국가산단 첫 번째 팹의 가동 시점을 기존 계획보다 1~2년 앞당긴 2029년으로 추진하는 등 생산 일정도 앞당기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나스닥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청주 P&T7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장 건설, 극자외선(EUV) 장비 도입 등에 투입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호남권에도 400조원을 투자해 메모리 생산시설을 구축한다.

미국의 투자 압박도 커지고 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최근 마이크론 공장 건설 현장을 찾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미국 내 메모리 생산 확대를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마이크론 역시 미국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투자 규모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 2035년까지 미국 투자액을 2500억달러로 늘리고 D램 생산의 40%를 미국에서 담당하겠다는 계획이다. TSMC도 미국 투자 규모를 1650억달러까지 확대해 웨이퍼 공장과 패키징 공장, 연구개발(R&D) 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주요 업체들의 공격적인 투자에도 메모리 공급 확대는 2027년 하반기 이후에야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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