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드라마 '김부장'? 놀라운 시청률의 비결 [해시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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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김부장 몇부작? 웹툰 원작 시청률 상승 관심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 (디자인=김다애 디자이너 mnbgn@)


21.6%

보기 힘든 숫자가 초반부터 나왔습니다.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이 방송 4회 만에 시청률 20%를 넘어섰는데요. (OTT 넷플릭스) 4일 방송된 4회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21.6%. 1회 9.5%로 출발한 뒤 2회 15.7%, 3회 18.8%, 4회 21.6%까지 매회 자체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SBS 금토드라마 역대 기록으로 봐도 ‘펜트하우스2’ 29.2%, ‘열혈사제’ 22.0%에 이어 3위에 해당하는 성적인데요. 전작인 ‘멋진 신세계(최고 시청룔 11.8%)’ 이어 연이은 대박이죠.

지상파 드라마의 20%대 시청률은 더는 흔한 풍경이 아닌데요. 이 벽을 전면에 나선 ‘아저씨’가 깬 겁니다.


▲배우 최대훈(왼쪽부터), 소지섭, 윤경호가 25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새 금토드라마 '김부장'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동명의 네이버 웹툰을 드라마화한 작품 ‘김부장’은 제목을 통해 알 수 있듯 겉모습은 생활형 중년물에 가까운데요. 김부장(소지섭 분)은 중소저축은행 부장으로 회사 내에서는 특별히 눈에 띄지 않는 인물이자 집에서는 딸과 가까워지고 싶지만 서툰 아버지로 등장하죠.

하지만 이야기의 실제 엔진은 전혀 다릅니다. 바로 특수요원 출신 아버지가 실종된 딸을 찾기 위해 다시 움직이는 복수 액션극인데요. 평범한 아버지가 딸의 납치 앞에서 봉인해둔 능력을 꺼낸다는 설정은 자연스럽게 영화 ‘테이큰’을 떠올리게 하죠. 해외 액션 영화 속의 익숙한 전직 요원이 한국 드라마로 넘어오면서 회사원, 부장, 가장, 아버지라는 현실적인 옷으로 무장한 건데요. 시청자가 매일 마주치는 중년 남성의 이미지 위에 액션 장르의 쾌감을 덧씌운 셈입니다.

‘김부장’은 이미 지난주 4회까지 이미 주요 갈등을 빠르게 열어졌혔는데요. 김부장의 딸 김민지(서수민 분)가 사라지고, 김부장이 단순 가출이 아니라 납치와 폭력 사건의 가능성을 좇기 시작합니다. 이후 김부장의 과거가 드러나고 오랜 친구 성한수(최대훈 분)와 박진철(윤경호 분)이 합류합니다. 혼자 딸을 찾던 아버지의 싸움은 점차 과거 인맥과 국가기관, 범죄세력, 북한 공작원까지 얽히는 추격전으로 확장되죠.

4회에서는 김부장과 성한수, 박진철이 딸을 찾기 위한 결정적 증거를 확보하고 추적에 나섰는데요. 김부장은 총상을 입은 상태로 명포항을 향했고, 냉동창고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은 딸 민지는 다시 위기에 처했죠. 여기에 북한 공작원 박강성(김성규 분)까지 명포항에 나타나며 긴장감이 커졌는데요.

총 10부작으로 길이감이 다소 짧은 탓일까요. 부녀 갈등, 납치 의혹, 김부장의 과거, 친구들의 공조, 새로운 추격자까지 단 4회 만에 나온 스토리라기엔 엄청난데요. 이 빠른 전개 속도는 시청률과도 직결됐습니다. 시청률이 1회 9.5%에서 4회 21.6%까지 뛰었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출처=SBS 금토드라마 ‘김부장’)


“김부장 봤어?” 회사 내 부장님들(?)의 반응만 봐도 알 수 있는 인기. 강한 타격감의 액션 속 ‘아재’나 ‘꼰대’로 치부되던 중년이 사실은 엄청난 능력자였다는 판타지가 중장년층 시청자를 열광시킨다는 분석도 나왔는데요.

흥미로운 점은 ‘김부장’이 제목과 달리 특정 성별·연령대에만 갇히지 않았다는 겁니다. 닐슨코리아 기준 4회 기준 3059 여성 시청층은 최고 점유율 46%, 20대 여성 시청층은 최고 점유율 44%를 기록했는데요. 동시에 30대 남성 점유율은 첫 회 대비 6배 가까이 상승했고 20대 남성 점유율도 50%를 넘었죠.

회사에서의 존재감, 가족 앞에서의 서툰 책임감, 한때의 능력을 잃어버린 듯한 감각은 중년 남성에게 현실적인 코드이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소지섭의 액션, 딸을 향한 부성애, 빠른 응징 서사, 친구들과의 공조가 장르적 매력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례적인 시청률과 달리 주인공인 ‘아저씨’의 등장은 익숙한 편인데요. 최근 드라마 시장에서는 4050 남성 배우와 중년 남성 서사가 다시 전면에 나서고 있죠.


(출처=SBS 금토드라마 ‘김부장’)


지난해 10월 방영된 JTBC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또한 회사를 위해 청춘을 바친 입사 25년 차 세일즈맨 김낙수(류승룡 분)의 고민과 성찰을 다룬 작품인데요. 류승룡은 대기업 영업1팀 부장이라는 직함에 자부심을 품고 살아왔지만,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되는 인물을 연기했습니다.

3월 방영작인 tvN ‘대한민국에서 건물주 되는 법’도 또 다른 얼굴의 아저씨 서사인데요. 빚에 허덕이는 생계형 건물주가 가족과 건물을 지키기 위해 가짜 납치극에 가담하며 벌어지는 서스펜스죠. 주인공 기수종(하정우 분)은 성공한 자산가가 아니라 ‘영끌’과 빚, 가족 부양의 압박에 몰린 인물인데요. 직장 대신 건물, 월급 대신 대출, 승진 대신 생존이 갈등의 중심에 놓였죠.

이 흐름 안에서 ‘김부장’은 가장 장르적인 방식으로 중년 남성을 전면에 세웠는데요. 최근 드라마가 다시 꺼내든 중년 남성 서사를 가장 대중적인 방식으로 압축했죠. 그리고 그를 불쌍하게만 그리지 않았는데요. 일련의 ‘아저씨 드라마’와 같이 회고담이 아니라 생존극, 더 나아가 액션극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에서 ‘김부장’의 흥행은 또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출처=넷플릭스 공식 유튜브 캡처)


안방 시청률을 떠받치는 중년층은 ‘딴 세상’의 이야기에 반응하지 않는데요. 익숙하고, 공감할 수 있고, 자신과 닮은 인물을 찾죠. 다만 그 인물이 낡은 방식으로 소비되는 것은 원하지 않습니다. ‘김부장’이 시청률 21.6%를 기록한 이유도 여기에 있는데요. 김부장은 진짜 물러난 인물일까요? 적어도 시청률은, 아직 아니라고 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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