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건복지부가 제6기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 신청 접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국내 의료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상급종합병원은 중증질환에 대해 난이도가 높은 의료행위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종합병원으로, 의료기관으로서는 권위의 상징이자 수가 가산 등 재정적 인센티브가 걸린 중대한 평가다. 이번 6기 지정은 진입 장벽이 높아져, 서울뿐 아니라 지방의 주요 대학병원들까지 총력전을 펼 것으로 보인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번 6기 상급종합병원 평가의 가장 큰 특징은 환자 구성 비율에 대한 기준이 대폭 강화됐다는 점이다. 핵심 지표인 중증질환 입원환자 비율의 절대평가 기준이 기존 34%에서 38%로 상향 조정됐다. 이는 사실상 입원환자 10명 중 4명은 중증환자여야 한다는 의미로, 경증 환자 비중이 높은 병원들에는 통과하기 어려운 문턱이 될 전망이다.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받기 위한 인력 기준도 한층 까다로워졌다. 간호사 1인당 연평균 1일 입원환자 수 기준이 2.3~1.9명에서 2.3~1.0명으로 늘었다. 또한 간호교육 전담인력 확보율이 상대평가 지표로 새롭게 마련됐다. 이 때문에 간호사 인력 수급이 상급종합병원 지정의 핵심 요건으로 꼽힌다.
서울 권역에서는 종합병원에 머물렀던 대학병원들이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새롭게 도전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대서울병원, 순천향대서울병원,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등이 이번 6기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올해의 가장 중요한 숙원 과제로 꼽고 평가 준비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대서울병원은 응급중환자실 확충과 항암낮병동 개설 등 집중 투자를 지속해 왔다. 2021년에는 서울 소재 대학병원 가운데 처음으로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으로 지정되는 등 공공의료 영역에 기여했다. 순천향대서울병원 역시 응급실과 중환자실의 역할을 강화하고 중증 진료 전문 교수진을 적극적으로 초빙 중이다. 은평성모병원은 심장혈관병원, 장기이식병원, 혈액병원 등에서 중증질환 치료를 중점적으로 고도화해 이번 6기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모색하고 있다.
지역 의료계에서도 대폭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제주도의 경우 이번 6기 평가에서 독립된 진료권역으로 분리되면서 도내 첫 상급종합병원 지정이 예상된다. 그동안 제주도는 서울 권역에 묶여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 지정평가에서는 제주대학교병원과 제주한라병원이 유력한 상급종합병원 후보로 거론됐다. 병상 수는 제주대학교병원이 655병상으로 도내에서 가장 많고, 한라병원이 550병상으로 도내 2위 규모다.
기존 상급종합병원들이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상급종합병원들은 정부의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에 참여해 일반 병상을 대폭 축소하고 중증·응급·희귀질환 중심 진료 체계를 강화해 왔다. 이번 6기 평가에는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의 지향점이 반영된 만큼, 기존 상급종합병원들이 기준을 충족하기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울 소재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주요 대학병원들 대부분은 중증질환 치료와 연구 성과 향상에 집중하면서 상급병원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데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라면서 “상급종합병원은 재정적인 이점뿐 아니라 인재 확보와 국책연구 등에서 성과를 올리기에도 유리한 측면이 있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