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미래에셋 ‘코빗’ 인수 승인…금가분리 벽 낮아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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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그룹 거래소 인수 첫 승인…금가분리 완화 기대
코빗 점유율 0.5%가 승인 근거…혼합결합 우려 제한적
대주주 지분 제한은 남은 변수…지배구조 재편 가능성

금융그룹 계열사가 가상자산 거래소를 인수하는 첫 사례가 나오면서 금융회사와 가상자산 사업자 간 결합을 제한해온 이른바 ‘금가분리’ 기조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9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 계열사 미래에셋컨설팅의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인수가 공정거래위원회 문턱을 넘으면서 금융권의 가상자산 거래소 진입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공정위는 이날 미래에셋컨설팅의 코빗 주식 취득 건에 대해 관련 시장의 경쟁을 제한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해 기업결합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기업결합은 미래에셋컨설팅이 코빗 주식 92.06%를 약 1334억 원에 취득하는 거래다. 코빗은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라 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을 받고 실명 확인이 가능한 은행 입출금 계정을 연계하는 등 요건을 갖춘 원화 거래소다. 코빗 관계자는 “공정위의 기업결합 승인은 금융그룹 계열사가 가상자산 거래소를 인수한 최초 사례로 의미가 크다”며 “인수 완료를 위한 후속 절차는 차례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은 코빗을 전통자산과 디지털 자산을 잇는 글로벌 투자 플랫폼 전략의 기반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지난달 홍콩에서 공개한 ‘MAPS’를 통해 주식·채권·상장지수펀드(ETF)와 디지털 자산을 하나의 생태계에서 연결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향후 제도 정비에 맞춰 스테이블코인, 커스터디(수탁), 실물연계자산(RWA) 등으로 서비스 범위도 넓힌다는 방침이다.

공정위는 이번 주식 취득으로 증권·자산운용업, 가상자산 거래소 간 혼합 결합이 발생한다고 봤다. 증권업에서는 상장주식 투자 플랫폼과 가상자산 거래소가 통합된 단일 플랫폼이 나오면 증권업 시장에서 진입 장벽을 만들거나 경쟁 사업자를 배제할 우려가 있는 지를 살폈다. 자산운용업에서는 향후 가상자산을 기초로 한 ETF가 출시되면 운용업 시장에서 경쟁 제한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을 들여다봤다.

다만 코빗의 시장점유율이 낮아 경쟁 제한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회사 제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가상자산 거래량 기준 국내 시장점유율은 업비트 약 69%, 빗썸 약 28%, 코인원 약 2%, 코빗 약 0.5%, 고팍스 약 0.1%였다. 박혜진 서강대 교수는 “코빗은 점유율이 1%도 안 되는 상황이고 미래에셋도 미래에셋컨설팅을 통해 인수한 만큼 승인을 해주지 않을 이유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승인을 곧바로 금가분리 철폐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는 경쟁제한성을 따지는 절차인 만큼, 금융권의 거래소 보유가 제도적으로 완전히 정리됐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향후 디지털 자산 법제화 과정에서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도 변수로 남는다. 김단 법무법인 로백스 변호사는 “금가분리가 완전히 무너졌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조금씩 완화되는 포문을 연 정도로 볼 수 있다”며 “다만 아직 금융회사의 직접 보유까지 허용된 것은 아닌 만큼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은 이번 공정위 승인으로 해결된 이슈라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진단했다.

대주주 지분 제한은 특정 주주의 지배력 집중을 막기 위해 지분 보유 한도를 두는 장치다. 금융당국이 디지털자산기본법에서 거래소 대주주 지분 상한을 원칙적으로 20%, 예외적으로 최대 34%까지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만큼, 해당 규제가 도입되면 코빗 지분 92.06%를 확보한 미래에셋컨설팅도 유예기간 이후 지배구조 재편 압박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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