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임대 공급 4년 새 81% 감소⋯"조기 분양전환 허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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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임대주택 공급 확대와 주거안정' 국회 토론회
공공임대 비중 8.6% 한계...“전향적 법 개정 필요”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이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간임대주택 공급 확대와 주거안정 토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이난희 기자 @nancho0907)

정부의 규제 강화와 공사비 급등 여파로 서민과 청년층의 핵심 주거 안전망 역할을 해온 제도권 민간임대주택 공급이 최근 4년 사이 81%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임대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서민·중산층의 임차 수요를 민간임대가 떠받쳐온 만큼 공급 절벽을 해소하고, 공공임대에만 허용되는 조기 분양전환 등 차별적인 규제를 조속히 폐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민간임대주택 공급 확대와 주거안정 토론회'에서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은 '국민의 주거안정을 위한 민간임대주택 공급 확대 방안'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실장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국내 임차 시장에서 공공임대주택이 감당할 수 있는 수급에는 명확한 한계가 존재한다. 우리나라 전체 주택 재고(2294만 가구) 중 공공임대주택(197만 가구)이 차지하는 비중은 8.6%에 불과하다. 정부가 최근 공공 주도형으로 물량을 확대하고 있지만, 청년·신혼부부·고령자 등 주거취약가구와 무주택 임차 가구를 충분히 수용하기에는 물리적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다.

그런데 전국 임차 가구 847만 가구 중 공공임대를 제외한 일반 임차 가구는 649.8만 가구에 달한다. 이 중 20.8%에 해당하는 134.9만 가구가 등록 민간임대주택에 거주하며 주거를 해결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 등록 민간임대 거주 비중이 18.7%로 공공임대보다 많다. 김 실장은 "등록 민간임대주택과 정부가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은 서로 보완재로서 국민들의 주거를 담당하고 있다"며 "공공임대를 공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역에 따라서는 민간임대 공급도 중요할 수 있는 만큼 정책 보완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민층의 주거 보루인 민간임대 공급량은 최근 몇 년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주택유형별 민간임대주택 공급 현황'을 보면 규제 강화가 본격화된 2020년 당시 28만853가구에 달했던 전체 민간임대주택 공급량은 2024년 5만1956가구로 4년 만에 81.5%가 증발했다. 서민층의 선호도가 높은 아파트 역시 2020년 6만8198가구에서 2024년 1만7274가구로 74.7% 줄어들었다.

등록 민간임대주택의 임대료는 시중 전세가보다 훨씬 저렴하다. 아파트의 경우 일반 전세가의 60% 수준이며, 빌라·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부문은 시중 가격의 30% 수준 안팎에 불과해 서민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는 핵심 보루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김 실장은 "지금처럼 전월세 시장이 불안정해질 때 공공임대주택을 정부 계획대로 추진하는 동시에 부족해지고 있는 민간임대도 함께 공급한다면 서민들의 주거 불안이 좀 더 안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공급 절벽에 직면한 민간임대 시장을 정상화하고 임차인의 주거 선택권을 넓히기 위한 전향적인 법 개정 방안이 제시됐다. 핵심 골자는 현행 국회에 발의된 개정안의 취지와 맞닿아 있는 '조기 분양 전환 허용'과 '임대사업자 지위 연장'이다.

우선 민간임대주택법 제43조를 개정해 민간임대도 의무 기간 절반이 지나고 임차인과 합의할 경우 조기 분양 전환이 가능하도록 법적 근거를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과거 임대주택법에 존재했던 합의 조기 분양 조항이 법 개정 과정에서 공공에만 넘어가고 민간에서는 사라지면서 발생한 제도적 차별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동시에 민간임대주택법 제6조에 단서 조항을 신설해 등록이 말소된 임대사업자라 하더라도 해당 주택에 임차인이 계속 거주하고 있다면 기존 임대차 계약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등록 임대사업자의 지위를 인정해 줘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2020년 7·10 대책으로 자동 말소 제도가 신설된 이후 세제 혜택은 끊겼는데 임차인 보호를 위한 주택임대차보호법상 규제만 유지되면서 현장의 갈등과 모순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김 실장은 "임차인이 원한다면 임대사업자 입장에서도 굳이 조기 분양 전환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서민 임차인에게는 내 집 마련 시기를 앞당겨 줄 수 있고 사업자에게도 공급 측면에서 도움이 되는 만큼 없던 제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과거 있었던 제도를 복원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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