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구글·오픈AI 등 CEO 총집결…AI 반도체 협력 주목
HBM·파운드리·첨단 패키징 공급망 논의 가능성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글로벌 재계 거물들의 비공개 모임인 미국 '선밸리 콘퍼런스' 참석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선밸리를 찾는 것으로 AI 반도체 경쟁이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넘어 파운드리와 첨단 패키징, 데이터센터 인프라로 확산하는 가운데 글로벌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과 협력 확대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 회장은 7일 오후 5시께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 회장은 출국 목적이 어떻게 되는지, 빅테크 인맥들을 만나러 가는지, 반도체 실적 유지 전망 등의 질문에 “고생 많다”며 말을 아꼈다.
올해 선밸리 콘퍼런스는 7~11일(현지시간)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 리조트에서 열린다. 미국 투자은행 앨런앤드컴퍼니(Allen & Co.)가 1983년부터 매년 개최해온 비공개 행사로, 정식 명칭은 '앨런&코 콘퍼런스(Allen & Co. Conference)'다. 글로벌 미디어·IT·금융업계 최고경영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억만장자들의 여름캠프'로 불린다.
외신 등에 따르면 올해 행사에는 팀 쿡 애플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등을 비롯해 글로벌 빅테크 수장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애플 차기 CEO 후보로 거론되는 존 터너스 수석부사장도 참석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선밸리 콘퍼런스는 공식 의제나 참석자 간 회동 일정이 공개되지 않는 철저한 비공개 행사다. 그러나 글로벌 기업 간 인수합병(M&A)과 전략적 제휴가 물밑에서 논의되는 자리로 유명하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 상무 시절인 2002년부터 2016년까지 선밸리를 꾸준히 찾으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후 국정농단 사건 재판 등 사법 리스크로 한동안 참석하지 못했지만 지난해 약 7년 만에 복귀하며 글로벌 경영 행보를 재개했다.
올해 선밸리 방문의 핵심 의제 역시 AI 반도체 협력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AI 서버 투자 확대에 따라 HBM뿐 아니라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 차세대 메모리,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아우르는 공급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모두 보유한 종합 반도체 기업이라는 강점을 앞세워 글로벌 고객사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오픈AI와 구글, 메타, 애플 등 AI 서비스를 확대하는 빅테크 기업들은 안정적인 AI 반도체 공급망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HBM 공급 확대와 파운드리 수주, 첨단 패키징 협력 등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은 과거에도 선밸리를 글로벌 경영의 핵심 무대로 활용해왔다. 2014년에는 선밸리에서 팀 쿡 애플 CEO와 만나 삼성전자와 애플이 미국을 제외한 국가에서 진행 중이던 스마트폰 특허 소송을 철회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또 2017년 국정농단 사건 재판에서는 선밸리 출장을 두고 "1년 중 가장 바쁜 출장이고 가장 신경 쓰는 출장"이라고 증언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선밸리는 단순한 친목 모임이 아니라 글로벌 CEO들이 장기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자리"라며 "AI 반도체 공급망 재편이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