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조 캐나다 잠수함 수주 실패, K-조선 특수선 프리미엄 ‘시험대’

기사 듣기
00:00 / 00:00

▲(사진=AI 생성) (구글 노트북 LM)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가며 K조선주의 특수선 프리미엄이 흔들렸다. 캐나다 정부가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면서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참여한 한국 컨소시엄은 막판 수주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한화오션은 20% 넘게 폭락했고 HD현대중공업도 급락했다. 이번 수주 실패로 조선주에 반영됐던 특수선 수출 프리미엄도 시험대에 올랐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증시에서 한화오션은 전 거래일보다 22.65% 급락한 8만9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HD현대중공업도 5.32% 내린 55만2000원으로 마감했다.

연초 이후 주가 흐름은 엇갈렸다. 1월 2일과 비교해 HD현대중공업은 9.52% 상승했지만 한화오션은 21.71% 하락했다. 5월 말 고점 대비로는 HD현대중공업이 25.91%, 한화오션이 33.43% 주가가 빠졌다.

같은 조선주인데도 충격의 강도는 달랐다. 한화오션이 더 크게 밀린 것은 캐나다 잠수함 사업이 특수선 수출 기대와 직접 연결돼 있었기 때문이다. 한화오션은 도산안창호급을 기반으로 한 장보고-III 모델을 앞세웠다. HD현대중공업과 원팀을 꾸려 캐나다 시장 공략에도 공을 들였다.

HD현대중공업은 상대적으로 충격이 작았다. 특수선 외에도 상선과 엔진 사업 경쟁력이 함께 반영돼 있어서다. 사업 구조가 분산된 만큼 캐나다 수주 실패가 전체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이번 사업은 캐나다가 노후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대체하기 위해 최대 12척의 차세대 잠수함을 도입하는 프로젝트다. 총사업비는 최대 600억캐나다달러로 원화 약 60조원 규모다.

증권가는 이번 결과를 기술력 부족보다 지정학적 판단의 결과로 보고 있다. 캐나다 정부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 등 동맹국과의 안보 협력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독일은 나토 회원국 간 상호운용성과 유럽 방산 공급망 결속을 전면에 내세웠다. 독일과 노르웨이의 건조 슬롯을 함께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캐나다가 성능과 가격보다 안보 동맹과 유럽 방산 공급망을 우선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가 영향을 두고는 증권사별 시각이 엇갈린다. 메리츠증권은 캐나다 사업이 실적보다 주가와 밸류에이션에 반영된 옵션 성격이 강했다고 평가했다. 실제 계약은 2028년, 매출 인식은 2029년 이후로 예상됐다. 단기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판단이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해양방산 성장 목표를 다시 점검해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봤다. 한화오션은 2030년 특수선 매출 4조원, HD현대중공업은 함정 매출 7조원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캐나다 수주 실패로 공격적인 중장기 목표의 실현 가능성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의미다.

결국 전날 급락은 조선업 전반의 펀더멘털 훼손보다 특수선 수출 기대가 반영된 종목의 밸류에이션 조정에 가깝다. 시장의 시선은 2분기 실적과 대미 조선 투자,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북미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으로 옮겨가고 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번 결과는 성능 문제가 아니라 나토의 선택이 반영된 것”이라며 “유럽 외 업체로 나토 회원국 잠수함 사업에서 독일과 대등한 승부를 펼쳤다는 점은 한국 잠수함의 성능과 납기, 가격 경쟁력을 입증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캐나다 수주는 놓쳤지만 폴란드 오르카 후속 사업과 중동·동남아 잠수함 및 함정 수출, 북미 MRO 협력 등 후속 파이프라인에서 유효한 레퍼런스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