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모델은 세속·진보 성향
중국 AI는 사회주의 핵심 가치 반영
톈안먼·대만 질문엔 당국 입장 반복

4일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최근 세계 주요 생성형 AI 모델 25종을 분석한 결과 서구 AI는 세속주의와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반면 중국 AI는 공산당의 공식 가치관을 강하게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코노미스트는 ‘세계가치조사(World Values Survey)’ 문항을 활용해 챗GPT, 제미나이, 클로드, 그록, 딥시크, 큐원(Qwen) 등 주요 AI 모델의 답변을 비교했다. 조사 결과 오픈AI의 GPT 계열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세속적인 가치관을 보였고 구글 제미나이는 개인의 자유와 자기표현을 가장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성향을 나타냈다. 또 대부분 AI 모델은 아프리카 국가나 이슬람권 국가의 가치관과는 상당한 거리를 보였다.
중국 AI는 더욱 뚜렷한 특징을 드러냈다. 딥시크와 큐원은 중국 정부가 요구하는 ‘사회주의 핵심 가치’를 반영해 대만과 티베트, 톈안먼 사태 등 민감한 질문에 대해 중국 정부의 공식 입장을 반복하거나 답변 자체를 거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차이가 단순히 학습 데이터 때문만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AI는 방대한 인터넷 데이터를 학습하지만, 이후 개발사가 사람이 선호하는 답변을 반복적으로 학습시키는 ‘얼라인먼트(Alignment)’ 또는 후속 학습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기업이나 국가가 추구하는 가치관이 AI 답변에 반영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같은 AI 모델이라도 질문하는 언어에 따라 답변이 달라지는 현상도 확인됐다. 미국 연구진은 언론 자유가 낮은 국가의 언어로 질문할수록 해당 국가 정부에 우호적인 답변이 늘어났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중국어로 질문한 서구 AI도 검열된 중국어 인터넷 데이터를 학습한 영향으로 중국 정부의 시각을 일부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AI도 정치적으로 완전히 중립적이지는 않았다. 경제·사회 정책에 대한 답변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서구 AI는 미국 민주당에 가까운 진보 성향을 보였다. 다만 일론 머스크의 xAI가 개발한 그록은 총기 규제와 부의 분배 등 일부 사안에서 다른 서구 AI보다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이코노미스트는 생성형 AI가 업무뿐 아니라 상담과 교육, 뉴스 소비, 정치적 의사결정 등으로 활용 범위를 빠르게 넓히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전 세계 노동연령 인구의 약 18%인 10억명 가까이가 생성형 AI를 이용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만큼 AI가 내재한 가치관과 편향이 이용자의 사고방식과 여론 형성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