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연간 400억달러 수익 기대
세계 원유·LNG 20% 통과
亞 제조업 직격탄 우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오만은 이란이 주장해온 일방적인 통행료 부과 대신 국제법 논란을 피할 수 있는 서비스 요금 방식을 제시했다. 항행 안전 확보와 환경 보호, 사고 대응 비용을 분담하는 명목으로 선사들이 자발적으로 기여금을 내도록 하는 구조다. 오만은 이를 말라카·싱가포르 해협의 항해보조기금을 참고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말라카 모델과 호르무즈를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싱가포르·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가 공동 운영하는 말라카 해협 기금은 15년 동안 모금액이 약 2300만달러(약 357억원)에 그쳤다. 반면 이란은 서비스 요금을 사실상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며 연간 최대 400억달러 수입을 기대하고 있다. 규모 자체가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평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튀르키예의 다르다넬스 해협 서비스 요금을 또 다른 참고 모델로 거론하고 있다고 전했다. 튀르키예는 1936년 몽트뢰 협약에 따라 등대 운영과 구조, 방역 등 항행 서비스 명목으로 요금을 부과한다. 미 해군대학의 제임스 크라스카 해양법 교수는 “튀르키예 사례는 1930년대 이탈리아와의 지역 긴장 속에서 체결된 독자적 협약에 근거해 다른 나라에 자동 적용될 수 없다”면서 “또 이란은 이미 일방적 요금 부과를 금지하는 국제·지역 협약에 서명한 상태여서 법적 장애가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시장이 우려하는 것은 통행료 자체보다 비용이 연쇄적으로 불어날 가능성이다. 이미 치솟은 전쟁 위험 보험료와 운임에 호르무즈 통행료까지 얹어지게 되면 글로벌 해상 물류비는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높아진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이 세계 원유와 LNG 해상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는 에너지 동맥인 만큼 원유 운송 비용 상승을 통해 세계 물가를 다시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한국과 일본, 중국 등 아시아 국가는 중동산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의존도가 높아 호르무즈 해협 유료화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에너지와 운송 비용에 민감한 산업의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 정유와 석유화학, 항공, 해운은 물론 철강 등 에너지 다소비 업종은 원유 가격과 물류비 상승이 생산원가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수익성도 압박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나 수바시치 케플러 무역 리스크 분석가는 중동 지역 유력 영문매체 더내셔널에 “석유·가스·컨테이너 운송의 핵심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설령 소액의 요금이라도 부과되면 운임, 보험료, 규제 준수 비용이 증가해 결국 석유와 상품 가격이 최종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며 “더 큰 우려는 이러한 선례가 다른 전략적 해상 요충지에서도 유사한 요금 부과를 촉발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