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사 법인 근무지 울산될 듯

SK텔레콤의 AI 데이터센터(AIDC) 분사는 단순한 조직 개편이 아니다. SKT의 AI 조직과 SK브로드밴드의 데이터센터(DC) 사업을 하나로 묶는 방안이 검토된다. 정재헌 SKT 대표가 추진하는 AI 인프라 사업 재편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1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SKT는 AIDC 사업 분사를 준비하면서 SK브로드밴드의 DC 사업을 함께 묶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AI와 DC를 하나의 사업 축으로 통합해 별도 법인을 설립하는 구상이다. 분사 시점은 당초 올해 안이 거론됐지만 아직 최종 확정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분사 대상 인력은 강제 전출보다는 희망자와 선발 방식을 병행해 구성될 가능성이 크다. 내부적으로 DC 사업 담당자, 인프라 관리 등 소수 핵심 인력을 선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분사 법인이 출범하면 근무지는 울산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KT는 현재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협력해 2027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울산에 AIDC를 건설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핵심 인프라가 울산에 만들어지기 때문에 SKT 내에서 울산에 갈 인력을 선발 중”이라며 “분사 이후 원소속 조직으로 복귀하는 ‘롤백’ 옵션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SK스퀘어 분사 때도 롤백 옵션이 없었다”고 말했다.
SKT의 AI와 SKB의 DC를 붙이는 방식은 지난해 SKT가 AI 중심 조직인 AI 사내회사(CIC)를 출범시키는 과정에서부터 내부적으로 거론된 바 있다. 정재헌 대표는 지난해 말 조직 슬림화와 함께 MNO와 AI 양대 CIC 체제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최근 SKT가 SK브로드밴드 지분 100%를 확보하고 완전자회사 체제를 갖추면서 사업 재편도 한층 수월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SK브로드밴드가 SK AX(옛 SK C&C)의 판교 DC를 인수하면서 DC 관련 사업은 SK브로드밴드가 한다는 역할 분담도 이뤄진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분사 밑그림이 KT클라우드 출범 과정과 유사하다고 보고 있다. KT는 구현모 전 대표 시절 클라우드 사업부를 분사해 2022년 KT클라우드라는 별도 법인으로 출범시켰다. 구 전 대표는 KT의 IT 서비스 자회사인 KT DS의 클라우드 사업 일부를 KT클라우드로 양도시켰다.
SKT에서 분사 후 잘된 선례가 없어 내부에선 기대감과 함께 우려도 제기된다. SKT는 과거 플랫폼 사업을 담당했던 CIC를 물적분할해 SK플래닛을 만들었다. 2020년에는 모빌리티 사업 부문을 ‘티맵모빌리티’로 분사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과거 분사와 달리 이번에는 그룹 차원의 AI 전략이 뒷받침된다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9일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SKT를 주축으로 15기가와트(GW)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