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안엔 공시대상 10조원 확대·법정공시 도입 담겨

금융위원회의 지속가능성(ESG) 공시 로드맵 최종안 발표가 당정협의 일정 취소로 보류됐다. 22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국회 정무위원회 구성 이후 최종안 공개가 이뤄질 전망이다. 올해만 발표 시점이 세 차례나 밀리면서 공시 준비 기업과 회계·컨설팅 등 실무 현장의 혼선도 커지는 분위기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이날 ESG 공시 로드맵 최종안을 논의하는 당정협의를 열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취소했다. ESG 공시 로드맵은 정부의 주요 정책 사안인 만큼 최종안 공개 전 여당과 사전 정책 조율 절차가 예정돼 있었다. 다만 여야가 22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에 난항을 겪으면서 발표 시기는 정무위원회 구성 이후로 늦춰질 전망이다.
로드맵 최종안 공개 시점은 올해 들어 사실상 세 차례 미뤄진 셈이다. 금융위는 올해 업무보고에서 1분기 공개를 예고했으나 이후 4월 이후로 밀렸고, 6월 말 공개가 예정됐지만 이번 당정협의 일정 취소로 다시 보류됐다.
당초 예고된 최종안은 초안보다 강화된 내용이 담긴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최종안에는 2028년(2027년 회계연도)부터 연결자산 총액 1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를 대상으로 ESG 공시를 법정공시로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5년 결산 기준 연결자산 1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는 109개사에 달한다.
금융위가 2월 공개한 로드맵 초안에서는 2028년 연결자산 3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58개사)부터 거래소 공시로 시작하고, 2029년 10조원 이상으로 단계 확대하는 구조였다. 법정공시 전환은 제도 안착 이후 별도로 검토하는 방식이었다. 공시 대상이 기존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나고, 거래소 공시 없이 법정 공시로 바로 추진하는 셈이다. 반면 스코프3(공급망 배출량) 공시는 초안과 동일하게 3년 유예하는 방안이 유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와 한국회계학회, 시민단체 등은 그간 초안 내 연결자산총액 30조원 기준이 지나치게 대상이 좁고 법정공시 전환 시점도 불명확하다며 적용 대상 확대와 법적 근거 마련을 요구해왔다.
업계에서는 최종안 공개 지연이 반복될수록 기업들의 내부 시스템 구축과 외부 인증 준비 일정이 꼬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SG 공시 의무화는 공시 준비 기간, 외부 인증 체계, 임원 책임, 세이프하버 조항 등과 맞물린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종안 발표 시점이 계속 흔들리면 기업들이 내부 시스템 구축이나 외부 인증 준비 일정을 잡기 어려울 수 있다"며 "공시 대상과 법정공시 여부가 기업 준비 부담에 직접 영향을 주는 만큼 조속히 확정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